작지만 큰 내 나라

나는 애국자인가?

김 정아 2003. 8. 6. 00:31

2002. 3. 16(토)

어제 에콰도로에서 온 유진이와 오후에 KEMAH라는 해변 가에 놀러 갔다.

가는 중엔 NASA 미 항공 우주국을 경유했다.

해변 가엔 네온사인 반짝이고 벌써 민 소매에 반바지에 가벼운 옷차림과 경쾌한 외모의 사람들이 우리의 마음까지 밝게 해주었다.

유유히 바다를 날고 있는 갈매기, 조각배 띄워놓고 낚시하는 사람 ,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 바닷가의 멋진 콘도에서 유유히 아래를 내려다보는 사람,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모여서 제마다의 언어로 즐거움을 표시했다.

두 아이는 분수대 사이를 뛰어 다니며 노느라 옷이 흠뻑 젖어도 나올 생각도 안하고 너무나 신났는지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고 그 광경을 바라보는 나조차도 즐거웠다.

한국에서는 얼마나 멋진 자동차를 타느냐가 어찌 보면 부의 척도일수도 있으나 여기에서는 얼마나 멋진 개인 요트를 가지고 있느냐로 판단하기도 한다.

가끔 휴일이 되면 차 뒤에 요트를 끌어매고 어딘 가로 떠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긴 한다.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나 결코 그런 사람이 부러워 보이진 않는다.

집에 가지 않겠다는 아이들을 달래 돌아오는 길은 너무나 부러움을 자아내게 했다.

몇 십 마일에 걸쳐 펼쳐진 이들의 정유 화학단지들 .
가도 가도 끝없이 반짝이는 공장의 불빛들,
우리나라에 저런 단지 하나만 있어도 우리는 더욱더 강대국이 될 수 있었을 거란 안타까움이 마음깊이 파고들었다.

누가 그랬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이곳에 와보니 한국에서는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 생각하면 모두 장점으로 돌아온다.

한국의 치맛바람이세고 조기교육이 어떻고
열성엄마들이 어떻고 했던 것들이 그런 부모들이 없었으면 자원 빈약한 나라에서 그나마 이런 경제 발전이 이루어졌을까?

그렇게 해서 인재들을 다 만들어 내지 않았는가?

한국의 모든 부모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한국엔 거리마다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활기차다

이곳엔 걷는 사람 하루 온종일을 다녀도 찾아보기 힘들다.

제 집 앞에서 차를 타고 나서서 사무실 문 앞에 주차하고 바로 들어간다.

아휴! 이러니까 저렇게 뚱뚱하지.

도대체 운동이라는 걸 하나?

공원에도 차 가지고 들어와서 몇 바퀴 뛰고 차 타고 다시 돌아간다.

우리 나라사람들 좀 봐 얼마나 열심히 걷고 있나.

그래서 모두들 날씬하잖아

아무리 봐도 나 보다 날씬 한 사람 찾기가 힘들어 우쭐대면 아이들은 나를 뻔히 쳐다보면서 비웃는다.

하긴 여기사람들 걷지 않는 것을 흉보았으나 걷는 사람들에게 가끔 총을 쏘는 미친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점잖은 우리나라엔 길가는 행인에게 총 들이대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나 애국자 다 되었다
.


a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