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하우스 계약서에 최종적인 싸인을 하고.

김 정아 2003. 1. 11. 01:20

6월 25일 화요일

이사갈 집에 수리를 요구한 사항들이 다 고쳐졌는지 확인하러 가느라 학원도 못 갔다.

지붕위로 올라간 나무도 잘라내고 스프링클러도 고쳐지고 모든 걸 주문한 대로 해결을 해 놓았다.

이사갈 집은 들어가기 전 청소를 좀 해 놓으면 될 것이고 문제는 이곳 아파트의 청소다.

미국은 특히, 아파트는 나갈 때 완벽하게 청소를 해 놓고 나가야 한다.

카펫의 얼룩이나 먼지들을 제거해야 하고 벽에 박아 놓은 못도 제거하고 못 구멍도 막아 주어야 한다.

가스 렌지도 깨끗이 청소해야 하고 욕실의 실리콘 곰팡이도 다 없애야하고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깨끗하게 ,그래서 살고 있을 때 보다 더 청결히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사 들어올 때 보증금으로 내 놓은 돈을 돌려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몸에 익어서인지 이사갈 집의 차고가 지저분해서 저걸 언제 다 치우나 걱정했는데 안주인이 청소하러 다시 왔다.

한국사람들은 묘한 게 백인이 많이 사는 동네는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이 동네 어떠냐고 물어보면 꼭 두 가지로 잘라 말한다.

"좋아요, 백인들 많아요" 또는
"아 ,그 동네 학군도 나쁘고 안 좋아요. 흑인들이 많거든요"

난 이런 고정관념에 물들고 싶지 않다. 절대로 .

내가 느끼기엔 흑인들이 훨씬 친절하고 상냥하다.
그리고 더 인간적인 것 같다.

우리 살고 있는 이곳에 예전엔 백인들이 많았는데 흑인이나 여러 주변 인종들이 몰려들면서 떠난 백인들이 바커 사이프러스 및 케이리 일대에 몰려 살게 되었고 또 한국인들은 백인들을 따라 그 지역에 운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인이 많은 동네 곧, 좋은 동네라는 등식이 성립한다고도 했다.

부동산 아저씨가 그 일대를 돌면서 한국인이 살고 있는 집을 가르쳐 주었는데 장난 아니게 많다.

우리는 백인들 따라 이사가는 게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 버린 것 같다.

나중에 집을 팔 생각도 하다보니 대 단지 주택가가 훨씬 잘 팔릴 것 같아서 그랬는데.

3시 30분, 출장간 남편을 대신해 전 주인과 만나 서류에 40군데 정도 사인을 하고 차고 열쇠와 집 열쇠를 받아 왔다

내일부터 짐을 열심히 나르고 청소도 해야겠네

하지만 마음은 절대로 편하지가 않다.

우리 수준에는 이 아파트가 제격인데.

그리고 이제 조금 적응이 되어가기 시작했는데 이사라니.


*이 곳에선 하우스와 아파트의 개념이 명확하게 구분되어진다.

하우스는 단독주택을 이르는 말로 보통 앞뒤 잔디가
깔린 일반적인 주택이고 교육세 등 세금을 엄청나게 많이 내게된다.

아파트란 공동주택으로 개인소유가 아니고 아파트 회사에서 임대해준 경우로 매달마다 임대료를 내야 한다.

지금의 경우 노인이나 하우스를 관리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인소유의 아파트도 지어 진다고 하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하우스보다 편한 건 집안의 고장난 것들을 관리실에서 다 고쳐 주며 소독도 정기적으로 해준다.


'지극히 미국적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민의식이 투철한 미국인!  (0) 2003.01.11
이삿짐을 싸며.  (0) 2003.01.11
미국 독립기념일에.  (0) 2003.01.11
미국에서 맞는 9.11 일주년  (0) 2003.01.11
처음으로 미국 병원에 갔다.  (0) 200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