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8일 토요일
메모리얼 데이를 이용해 뉴욕 관광을 하기로 했다. 남편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뉴저지의 남편 친구 집에서 묵기로 하고 그 친구 가족들과도 함께 하기로 한 여행이다.
오늘 아침 여유 있게 일어나 먼저 9.11의 최대 피해지인 쌍둥이 빌딩을 찾아갔다.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는
황량한 철책이 쳐진 그대로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되어 있었다.
철책의 벽면을 둘러 여러 자료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9.11
하루에 일어난 일들이 사진과 더불어 시시각각 숨가쁜 상황들이 순서대로 전개되어 있었는데 사실 난 이전에는 이방인으로 그 사건에 대한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그 사진들을 보니 전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남의 나라 역사에 아픈 맘이 들고, 그 당시 뉴욕 출장을 떠났던 남편의
안위를 걱정했던 일들이 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 당시 옆 건물의 위 부분이 화재의 피해를 받은 듯한데 아직도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는데 참혹한 그 때가 가슴에 와 닿은 듯 했다.
이어 소호 거리에 갔다.
브로드웨이 서쪽 거리인데 대공황 무렵에 많이 쇠퇴하기 시작한 거리에 창고 건물만
남게 되었는데 싼 대여료로 인해 돈 없는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금방 활기찬 예술가의 거리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한다.
자동차로 돌다가
아무래도 여행의 느낌이 들지 않아 차를 세우고 남들처럼 거리를 걸어보았다.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나온 무명의 예술가들과 작은 규모의 수제
옷 장신구, 보석, 유화들이 거리에 나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치원생들이 그렸다고 해도 믿을 법한 크레파스 그림부터 유화로
그린대작까지 걸려 있었다.
자동차를 타고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내 발로
직접 걸으며 내 발자국을 남겨야 제대로 된 여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발길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향했다.
시카고의 시워스 타워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빌딩이다.
원래 2위는 9.11의 현장에 있던 쌍둥이 빌딩이라는 데 테러로 없어진 이후 어부지리로 2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이 빌딩의
소유주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잘 분간이 안 갈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세계 1,2,3위의 빌딩을 다 가보는 영예를
안았다.
쌍둥이 빌딩은 붕괴된 이후에 찾은 것이니 다 보았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어찌나 여행객이 많은지 우리는 거의 2시간을
기다려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유리네도 몇 번 와 보았지만 이렇게 많은 관광객은 처음 보았다고 할 지경이었으니.
일단 80층까지
간 후 엘리베이터를 갈아타야 하는데 거기서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 우리는 관광객이 갈 수 있는 최대층인 86층까지
걸었다.
헐레벌떡거리며 86층까지 올라가니 빗발과 거센 바람이 불어 우리는 옷깃을 여며야 했다.
뉴욕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빌딩만 계속 되더니 어느 지점에서는 거대한 산처럼 보이는 숲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세계 최대의 산업 도시인
거대한 도시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샌트럴 파크가 너무나 이색적이었다.
시카고의 시워스 타워에서는 미시간호의 넓은 호수가,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는 푸른 숲이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시간이 많지 않아 록펠러 센터 앞에서는 사진과 눈도장만 찍고 돌아 나왔다.
아침 늦게 나와 그래도 알차게 시간을 활용해 많은 것을 본 하루였다.
*철책이 둘러쌓인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입니다.
* 사건 당시 부상자들과 사태 수습을 위해 힘썼던 영웅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시간 별로 적어 놓은 사건 개요입니다.
*옆 건물에 아직도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빌딩 위쪽에 비닐을 둘러 치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사진은 소호 거리에서 팔고 있는 전시품들입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축소해서 세워 놓은 로비입니다.
*록펠러 재단 앞에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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