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10일 일요일
여유 있게 일어나 아침을 먹고 USS KIDD에 갔다.
미시시피 강 주변에 전쟁에 실제로 참전했던 해군 군함 안에 박물관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니 근 현대사의 전쟁인 세계 1,2차 전쟁과 한국전쟁 베트남 전, 걸프전 그리고 최근의 9.11에서 전사한 루이지에나 군인들의 이름이 벽면에 빼곡이 적혀 있었다.
이라크에 파병된 전사자들의 이름도 몇 년 후엔 이 벽에 기록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근 현대사의 세계전쟁에 미국이 개입되지 않은 전쟁이 없는 것 같다.
‘Freedom is not free'라고?
가장 평화적인 나라인체 하면서 가장 전쟁을 좋아하는 미국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입구에서 우리의 눈길을 잡아끄는 게 있었다.
전쟁 중 미국입장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 한국 전쟁이었는지 유독 한국 전쟁에 관한 지도를 비석에 새겨 전시하고 있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기분.
다른 곳에서, 예를 들어 IT산업을 전시하는 곳에서 , 혹은 자동차 전시장 같이 우리가 막강한 분야에서 저 지도를 보았다면 정말 자랑스럽고 감동적이었을 텐데 민족의 비애를 상징하는 전쟁박물관에서 본 한국 지도는 마음 한쪽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그리 흥미 있어 하는 것 같지 않아 우리는 해군 군함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만 둘러보다 돌아왔다.
전쟁 박물관을 본 후의 일정은 ‘악어 관광’이었으나 4시 일정 밖에 없어 우리는 아쉬움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Rural Life Museum에 갔다.
‘Louisiana State of University'에서 관리하는 박물관이라고 했다.
개척시대 초기의 생활상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교통수단, 통신시설, 면화재배, 사탕수수 재배, 주거환경 등이 아기자기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한쪽에는 흑인 노예의 목에 사슬을 채우고 학대하는 그림도 있었는데 지금의 흑인들이 그 그림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저 그림은 그 시대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전시했을까? 아니면 사실 그대로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 주자는 것일까? 저 그림에서 미국인들이 수치심을 느낄까?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 주게 했다.
흑인 노예들을 부리며 면화, 사탕수수 농장을 경영했던 이 남부지역, 루이지에나나 미시시피 주위엔 유난히 흑인들이 많다.
그 잔혹한 역사를 살아냈던 흑인 노예들의 후손이리라.
박물관은 광활한 숲 속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박물관 밖을 나서면 그대로 시내 한 복판이다.
우리로선 생각도 못할 일이다. 넓은 미국 땅에 다시 한 번 혀를 내두를 뿐이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니 벌써 12시가 넘어 있었다.
우리는 휴스턴으로 ,수정이네는 몽고메리로 돌아가야 할 일정만 남겨 두고 있었다.
여자아이들은 조금 더 있다 헤어지자고 눈물을 흘리며 어른들에게 애원했지만 갈 길이 너무 멀어 아이들의 원을 들어 줄 수가 없어 우리도 서운했다.
서로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고 약속하며 차에 올랐다.
중간에 라면을 끓여 먹고 휴스턴에 돌아 온 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었다.
이번 여행은 목적지에서 움직이는 거리가 짧아 그런 데로 편안한 시간이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카지노 장입니다.
개척시대 시신을 운반하던 영구차라고 합니다. 미국인도 그 시대엔 키가 작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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