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5일 금요일
부활절 휴일이 오늘부터 이어지고 아이들은 다음주 월요일까지 휴교가 되어 4일 연휴가 된다.
이번 연휴엔 알바커키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어제 오후 늦은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다.
알바커키는 1년 반쯤 전에 다녀갔던 곳이다.
휴스턴에서 친하게 지내던 선아 가족이 작년 7월 알바커키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그들을 방문하고 싶어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여행이다.
오랜만에 보는 선아 가족은 어제 본 사람들처럼 친숙하고 익숙했다.
오늘부터 우리의 여행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먼저 많은 기적을 일으킨다는 Chimayo에 있는 작은 성당인 Santuario에 가기로 했다.
400여년 전 세워졌다는 이 성당은 조그만 시골에 위치하고 있었다.
부활절이 다가오면서 그 기적의 성당을 보기 위해 알바커키나 산타페 등지에서 그 먼길을 직접 걸어서 순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집을 출발해 그 쪽 방향으로 접어들자 차길 옆으로 순례하는 많은 사람들의 행렬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가족 단위로 친구단위로 무리를 지어 하루 이틀을 걸어 목적지로 향하는 그 광경이 너무나 이채로웠고 감동적이었다.
얼마나 신앙심이 돈독하기에 절룩거리며, 지팡이를 짚어 가며 그 먼길을 가기 위해 행렬을 이룰까?
티벳의 수도승들이 오체투지를 하며 사원을 향해 가는 고통스러운 장면들이 떠올랐다.
어떤 이들은 닦여진 길을 떠나 사막을 걷기도 했다.
길가의 사막 군데군데에 커다란 십자가들이 서 있고 어떤 이들은 그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또 어떤 이들은 힘겹게, 추운 바람을 이겨내며 걸어오는 순례자들을 위해 천막을 치고 음료수를 무료로 나누어주기도 했다.
이 미국 땅에 살면서 보아 온 미국인들의 많은 모습 중에 자원 봉사자들의 남에 대한 배려는 내가 가장 존경하고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미국인들에 대한 가장 긍정적인 모습이다.
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우리는 목적지까지 차를 타고 갔다.
작은 시골이라 평소에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그 성당에 도착하니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작은 성당 안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가기 위해 그 줄에 합류하진 못하고 성당 주위를 둘러보았다.
성당 주위의 철조망 담장 위로 무수한 십자가들이 매달려 있었다.
각자의 소원을 담아 작은 나뭇가지로 십자가를 엮어 걸어 놓은 것이었다.
잠시 후에는 예수 수난을 야외에서 연극으로 보여 주었는데 추운 날씨에도 열연하는 사람들이 감동으로 다가왔고 아이들도 진지하게 보아주었다.
오래 지체 할 수 없어 우리는 그 곳을 떠나 야외 온천장으로 향했다.
사막에서 나오는 천연의 물이 온천탕을 이루고 있었는데 밖의 차가운 날씨 탕 안의 따뜻한 물이 적절하게 조화가 되어 있었고, 커다란 바위벽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의 피로를 씻어 낼 수 있었다.
알바커키 , 산타페 특유의 아도비 식 건물입니다. 가정 집입니다.
성당에 가기 위해 걷고 있는 사람들의 행렬
예수 수난 연극
천사 역을 했던 사람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합니다.
성당 전면의 모습입니다.
본당 안에 들어가려고 줄 서있는 사람들
담장위에 걸려 있는 많은 십자가들.
결국 예수 십자가에 매달리심.
성당이 참 예쁘지요?
야외 온천장 입구.
절대 누드 아님. 수영복 입고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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