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7일 목요일
하비의 상처는 깊어 우리는 출근 전쟁을 치루어야만 한다.
잠기고 끊긴 도로가 많아 정상적인 도로는 하루 내내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10분 이면 갈 길을 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보통이고 가까운 거리도 3시간이 걸린다.
나도 보통 9시 50분쯤이면 집에서 나오는데 요즘 새벽 6시에 나온다.
그래도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집에서 나오는 시간은 점차 빨라지고 급기야 휴스턴 시장은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제발 도로로 나오지 말고 집에서 일하라고 성명서를 낼 정도이다.
오늘도 난 온 휴스턴 고속도로를 돌고 돌아 가게에 출근했고 1시 50분엔 가게를 출발해 집으로 갈 예정이다.
그리고 하루 쉬고 하루 나오고를 반복해야 할 것 같다.
도로 사정은 그렇다 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만 했다.
내 가게와 내 집이 잠기지 않은 것에 감사할 따름이고 내가 뭔가를 하겠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
아는 엄마가 침수를 당해 우리 집에 잠깐 머물러 있는 가족과 우리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제가 남편한테 그랬어요. 수재를 당한 사람들 다 모시고 오라고요. 아무나 집에 오면 저녁 한끼는 대접하려고 해요. 아무도 없는 미국와서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된 것이 우리 힘이겠어요? 그냥 감사해서 밥이라도 한끼 다 해주려고 해요" 난 그말에 엄청 감동을 받았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난 뭐를 해야 할까? 그런데 생각뿐이었다.
오늘 아침 남편이 그런다
"가게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3일간 번 돈 다 기부하자"고
"아니, 뭐라고? 나 5일간이나 장사 못해서 내 코가 석자고 아직 렌트비도 못 내고 있는데 무슨 기부야?"
"당신 가게 이름으로 하고 내가 다 낼게!"
맘속에선 이 생각 저 생각들이 엄청 스쳐 지나갔지만 내맘이 50%동의 했다.
그 분 말처럼 우리가 이만큼 사는 것이 어디 우리 힘이겠는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죽음이다.
그래,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 그리고 내가 이만큼 다행인 것에 대해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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