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아버님은 먼 곳으로 떠나시고....

김 정아 2014. 6. 14. 10:51

2014년 6월 8일 일요일

금요일에 인천 공항에 도착해 여수행 비행기를 타고 아버님이 계시는 순천 병원에 도착했다.

중환자 실엔 오전 한 시간, 오후 한 시간만 면회가 허락되는 곳이다.

우리가 도착해서 10분 정도 기다리니 오후 면회시간이 되어 아버님을 뵐 수 있었다.

 

산소 호흡기를 끼고 아무 의식 없이 누워 계시는 아버님께 우리가 왔다고,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는데 목이 턱 막혀 왔다.

잘 하는 것도 없는 나를 작은 며느리라고 이뻐해 주셨는데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아이고  우리 메느리 왔냐? 오니라고 고생했다" 하며 반갑게 맞아 주셔야 하는데 아무 말씀이 없이 누워 계신 아버님이 현실 같지가 않다.

 

금요일 오후 한 번의 면회, 토요일 두 번의 면회, 일요일 오전 한 번의 면회가 끝나고 보호자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 아무개 환자 가족 분들은 모두 중환자실로 들어오세요" 하는 소리에 깜짝 놀란 맘을 가라앉히고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의사선생님께서 조용한 목소리로 사망 선고를 내리셨다.

83년을 사시고 아버님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셨다.

 

당신 본인은 아무 고통 없이 자리에 누우신지 만 3일만에 , 자식들에게도 어떤 부담도 지우지 않으시고 평온하게 떠나셨지만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황망히 보내드린 우리들은 많은 회한과 후회가 오래도록 맘 속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