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이런 저런 사소한 나의 일상들

김 정아 2012. 7. 12. 11:21

2012년 7월 17일 화요일

 

일요일엔 1년만에 울뜨리아 모임이 있어서 교중 미사에 갔다.

오랫만에 교우들을 만나니 숨이 트이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그 동안은 정말 나만 홀로 외딴섬에 떨어져 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만나고 보니 내가 다시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뜨리아 반 모임에서 총무를 하라고 해서 덜컥 하겠다고 했다.

언제 다시 직원들이 줄어 내 몸으로 뛰어야 하는 시간이 올지도 모르는데 그때까지만이라도 뭔가 책임감을 더 느껴야 성당과 다시 친해질 것 같아서이다.

 

집에 청소를 해주러 다니던 아주머니, ELSA가 풀 타임 일을 얻은 이후로 우리 집에 오지 못하게 되었다.

간간히 보이는 곳만 치우다 보니 온 구석구석에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는데 어제는 정말 맘 먹고 집안 청소를 했다.

시들어가던 화분도 치우고 박스 하나 가득 차지하고 있던 각종 공과금 영수증도 철을 해 놓고 부엌 이곳 저곳에 정리 안 되고 쌓여 있던 그릇들도 제 자리를 찾아 넣어두고 서랍장을 열고 필요 없는 물건들을 다 찾아 버리기도 했다.

오랫만에 하는 집안 일들도 이렇게 정겹게 느껴지니 난 참으로 전업주부 체질인데 돈 벌러 다닌다고 발 동동거리고 다니는 내가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은 가게에 1시에 갔다가 3시 반에 나왔다.

오늘 오너들의 미팅이 있는 날이다.

가 봐야 알아듣지도 못는 회의인데  두 시간 반을 앉아 있으려면 엉덩이가 쑤신다.

그 전엔 일 하는 사람이 적어서 회의에 나갈 수 없다는 핑계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메니저가 딱하니 자리 잡고 있으니 안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든 오너들에게 배달 차량을 리스해 준다는 중요한 안건이 있어서 안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손을 들어 찬성을 표하라고 해서 옆 사람들 눈치를 봐가며 손을 들고 두 시간 반을 앉아 있다 집에 돌아왔다.

 

요즘 몸은 참 편하다.

그래서 아침마다 30분씩 동네를 산책한다.

몸에 내리 쬐는 햇빛도 피하고 싶지 않아 모자도 없이 열심히 걷는다.

땀을 흘리고 돌아오는 아침이 참 상쾌하다.

이렇게 오전에 내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