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아이구, 한국 오기 너무 힘들다!

김 정아 2012. 6. 2. 22:18

2012년 5월 29일 -6월 1일

 

4년만에 한국에 들어오긴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건강검진과 가족들도 볼겸 겸사겸사인데 지방과 서울을 번갈아 다녀야 하는데 차가 없으니 더운 여름에 버스타고 택시타고 다닐 것이 미리 심란했고  갈때마다 남편과의 갈등으로 갔다오고 나면 며칠씩 싸우기도 하고,  그 간은  한국에 머물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남편은 자기 가족 쪽에서 더 오래 머물길 바래고 솔직히 나는 내 친정집이 편해서 그 곳에 더 있다보면 그 것으로 꼭 싸움을 하곤 했었다.

그것때문에 한국행을 포기하기보다 내가 이번에는 더 지혜롭게 처신하고 남편의 말을 더 잘 들어주자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원석이에게 맡기고 한국행을 준비했다.

 

첫날 오후 8시에 휴스턴에서 LA로 가서 거기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한국에 도착하는 여정이었다.

그런데 중간에 갑자기 아리조나 피닉스라고 하면서 방송이 나온 것이다.

분명 NON STOP로 알고 있었는데 기관 고장이라고 하며 오늘 LA에 갈 수 없으니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호텔에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9시에 LA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9시가 되면 내 상황은 이미 종료가 되어 대한항공을 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남편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다음날 달라스로 돌아가서 달라스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가는 것으로 계획을 조정해 주었다.

내가 발을 동동거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그날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달라스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도중에 달라스에 기습 폭풍우가 내린다며 이웃 작은 도시의 공항에서 두 시간 가까이를 기다리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대한항공을 못타게 되는 악재가 발생해 버린 것이다.

이번에도 남편은 긴급히 여러 곳에 전화를 해서 어쩔수 없이 대한항공을 포기하고  나리타 공항으로 가서 델타항공을 타는 것으로 수정을 했다.

13시간의 비행 끝에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델타 항공을 찾으니 이미 달라스에서 이 비행기가 2시간 가까이 지연되어 출발했기 때문에 델타 항공도 떠나 버린 상태였다.

 

고객들의 실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도 항공사에서 호텔을 예약해 주어 나리타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9시 비행기로 드디어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오는 것이 이렇게 험난 한 줄 몰랐다.

가는 곳마다 연착이 되고 사고가 생겨 이틀밤이나 호텔에서 묵게 되고 두번 타기도 힘든 비행기를 4번이나 타고 어렵게 어렵게 한국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는 사람은 들어 보았어도 나처럼 이틀밤이나 자면서 목적지에 당도 했다는 사람은 못 들어보았다.

여하튼 힘든 여정을 마치고 내 나라 내 땅에 들어왔다.

 

 

*일본 공항에서 본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