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4일 화요일
한 3주 전 정도부터였을까?
점심 장사가 끝나고 check out을 하면서 돈을 세어보면 언제나 돈이 부족했다.
아침마다 200불을 맞추어서 레지스터에 넣어 두는데 내가 200불을 잘 못 세서 넣어 두나? 하고 다시 세어 보아도 200불이 맞는다.
어느 날은 작정을하고 cctv를 돌려봐도 어느 시간대인지 감이 안 잡히니 보다 말고 보다 말면서 아마도 나의 잘못이 클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터인가 체크 아웃을 하는 시간이 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오늘은 얼마나 부족할까 하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은 거의 내가 미칠 지경에까지 갔다.
레지스터 3개가 전부 돈이 모자라 하나는 45불이 부족하고, 하나는 10불이 부족하고 ,하나는 무려 68불이 부족한 것이다.
내가 오늘 다른 일은 못하더라도 이 상황을 기필코 종료를 시켜야겠다 싶어 가장 사용이 적은 레지스터부터 가서 cash로 결재한 것만 뽑아 보았다.
그 중 우리 직원이 chip 하나를 cash로 결재한 것이 보였다.
영수증을 다시 프린트해 시간을 확인하고 cctv를 돌려 보았다.
그런데 왠걸 레지스터를 열면서 자기 돈은 넣지도 않고 현금을 막 집어 올리는 것이다.
10불짜리, 5불짜리 막무가내로 집어 올리는데 거의 45불 정도였다.
그 다음 다시 가장 많은 차이가 난 드라이브 쓰루를 조사하는데 역시나 chip 하나가 현금 결재 된 것이 있어 그것도 시간을 뽑아 cctv를돌려보니 어처구니 없이 20불짜리고 뭐고 막 가져간 것이다.
그 시간이 손님이 별로 없는 오후 2시 30분 경이고 그 아이가 쉬는 시간인 것을 알아 그 전날것부터 보는데 어김없이 같은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것을 확인했다.
내가 이 가게를 인수하면서부터 같이 일을 한 아인데 난 그 아이에게 마음을 많이 주지는 않았지만, 남편은 그 아이에게 기대가 많았다.
그동안 캐더링을 받은 것을 토대로 마케팅을 하면서 오더를 받아오면 성과급을 더 주기로 바로 오늘 점심 시간에 이야기를 했다.
증거가 너무나 많고 확실해서 더 이상 미룰 필요도 없이 집에 간 아이를 다시 불렀다.
가게 열쇠를 달라고 하니 모든 것을 짐작했는지 할 이야기가 있다는 나의 말에도 no no만을 외치다가 다시 이야기를 했고 오늘로 그 아이를 해고시켰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그랬다면 배신감에 내 마음이 너무 슬펐을텐데, 19세 밖에 안 된 아이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생각하니 좀 심란했지만 마음을 바로 추스릴 수가 있었다.
지난 주에는 물건을 훔치던 아줌마 하나도 해고를 시켰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버릇은, 그것도 50이 다 된 아줌마가 고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남편은 고쳐가면서 부리자고 하지만 내가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사람을 왜 고쳐가면서 써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는데 결정적으로 다시 쿠키에 손 대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을 하고 그 다음날 해고를 시켰다.
순하고 어진 사람들 속에서만 살던 내가 왜 이렇게 험한 세상에 나와서 그동안 경험해 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야 하는지 내 처지가 잠시 막막했다.
직원들과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기는 어렵다는 생각,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난 그들의 노동력을 쓰고 그들은 나한테 노동력의 댓가를 받아가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만큼만 해야겠다는 생각, 외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에게도 책 잡히는 행동을 절대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오늘부터는 돈이 얼마가 부족할까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되는 것에만 기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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