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가게를 인수하면서 전임 메니저가 말하길 health inspection이 3개월에 한 번씩 나온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가게 부엌을 보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고 또한 위생점검이라면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 피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가게를 시작하면서 4월 1일에 받았으니 7월이면 또 나온다는 소리여서 7월이 되면서 바짝 긴장을 했다.
구석 구석 청소를 했고 더러워진 부분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하루하루를 보냈고 가게에 출근할 때마다 주차장에 못 보던 차가 있는지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7월이 다 가고, 8월이 지나고 9월이 와도 감감무소식이다.
원석이는 우리 가게가 기록이 안 올라가서 그런지도 모르니 전화를 해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지만 괜히 나서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두고 보고만 있었다.
나중엔 자포자기가 되어서 '까짓것 오려면 와라. 그냥 있는 그래도 보여주마'하는 배짱을 부렸다.
그리고 나서 잊어 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고 보니 주차장에 못 보던 트럭 한 대가 서 있었다.
'저 사람은 아직 가게 문을 열기도 전에 와서 기다리고 있네'하고 가게로 들어왔다.
직원들 눈치가 이상하더니 나를 보고 "Sarah, we getting inspection right now" 하는 것이다.
나는 갑자기 당한 일이고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던 일이라 너무나 당황스러워졌다.
인스펙터는 나를 보더니 웃으며 가게가 정말 깨끗하다며 만족스럽다고 말을 해 주는 것이다.
여기저기 검사를 하고 다녔어도 걸린 것이 없다며 100점이 적힌 페이퍼를 내밀고 사인을 하라고 한다.
너무나 긴장이 된 상태에서 백점 종이를 받고 나니 마치 수능에서 일등이라도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뭐 사실 흠을 잡으려고 하면 한도 끝도 없었을 것이지만 마음 좋은 아저씨가 그렇게 끝내 주어서 참 다행스럽다.
오늘밤은 모처럼만에 단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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