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5일 화요일
어제 샌마르코스 아울렛 매장에 갔다가 쇼핑도 하고 한가하게 앉아서 사람들 오가는 것도 보고 친구와 전화로 수다도 떨면서 마음 속에 있었던 스트레스를 많이 풀었다.
오늘은 프론트에서 하는 일을 배웠다.
시네반을 굽고 tea 내리는 일과 소다수들의 꼭지를 소독액에 씼어 청결히 해서 다시 끼우고, 레모네이드 작동하는 법도 배웠다.
직원들이 대체로 친절해도 내가 있을 곳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항상 어색하다.
아침의 프론트 라인 일을 정리하고 가장 중요한 주문 받는 일을 하는데 어제보다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미국인들의 발음을 알아 들을 수가 없다.
듣고 그것을 잠시 기억해서 계산기에 찍어야 하는데 익숙한 일이 아니다 보니 들으면서 잊어버리게 된다.
거기에 뭔가를 물어보면 질문이 뭔지조차 모르겠다.
어제는 친절하던 Sandy가 오늘은 돌변을 해서 나에게 큰 소리를 지르며 못 한다고 구박을 하는 것이다.
아니, 자기는 처음부터 잘 했나? 그리고 내가 바보야? 언제까지나 내가 그렇게 못 할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여기 직원도 아닌데 왜 나한테 소리를 질러?하며 맘 속으로 스스로를 위로해도 너무 기분이 나쁘고 서러워 화장실에 들어가 몇 번을 눈물을 닦고 나왔다.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는 없고 하다보면 같은 말의 반복이니 나라고 못 할 것은 없을 것 같다.
여기 직원들이 메니저 포함해서 30명이 넘는데 영어만 쓰는 사람은 두 세명 정도이고 모두 멕시코 사람들이니 영어보다 스페니쉬를 더 많이 듣고 있다.
그렇지만 나와는 영어를 해야 하니 내가 여기서 한국말을 쓰는 일은 전혀 없다.
읽을 거리도 영어지, 말도 영어지 ,호텔의 티비도 영어지, 이 분위기 속에 있으면 영어가 저절로 될 것 같은데 주문 받는 영어가 안 된다.
그리고 실제 내 영어가 며칠 사이에 좀 는 것 같기도 하다.
지치고 푹 가라 앉은 마음으로 호텔에 돌아 왔는데 마침 버팔로 친구 화영이 전화를 했다.
오늘 어땠냐고 묻는 말에 엄청 우울했다고 하니 그런 정도의 고통 없이 어떻게 영광이 있느냐며 위로를 해 주었다.
그 한마디에 또 힘을 얻어 '그래 그렇지? 그 사람도 나 단련시키려고 보내주신 사람이지?'하며 우울함을 풀어 버렸다.
이렇게 힘이 들 때 친구들의 전화 한 통에 또 활력을 얻어 다시 일어날 힘을 느끼게 된다.
친구들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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