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9일 금요일
다운타운의 한 극장에 한국 영화 mother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친구에게 듣고 오늘 남편과 다녀왔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봉준호 감독, 김혜자 원빈이 주연이라는 소식은 들었다.
지난 번에 박쥐를 상영할 때는 5명이 같이 보았는데 이번에는 한국인 네명을 포함해 20명이 보았다.
미국인들은 그런 정보를 어디서 듣고 와서 보는지, 무엇때문에 그 영화를 꼭 집어서 보러 왔는지 묻고 싶을 정도로 궁금해졌다.
소도시에서 약재상을 하며 지능이 떨어지는 아들과 사는 어머니와 그 아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치매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여고생은 생활을 위해 쌀을 받아 원조교제를 하며 근근히 살아가는데 귀가 길에 죽음을 당한다.
우연의 일치로 뒤따라가던 아들(원빈)이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가게 되는데 엄마(김혜자)가 그 사건을 하나씩 풀어 가게 된다.
엄마의 수고로 아들은 석방이 되고 또다른 살인자로 역시나 부모도 없는 저능아가 죄를 뒤집어 쓰게 된다.
엄마는 그 과정에서 그 밤에 아들을 목격하게 되는 고물상 할아버지로부터 아들이 살인자라는 소식을 듣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 그 할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죽이고 현장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른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한국의 어머니상이 그대로 나타나 보인다.
아마도 아이들 없이 남편과 둘이서만 본 첫 영화였던 것 같다.
끝나고서도 한참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여운이 아주 긴 영화였다.
"결국 이 영화의 살인자는 아들인거야?"
"그렇지. 그런데 바보 같은 아들이 결코 바보는 아니었지?"
"그 화재 현장에서 엄마의 침통을 발견해 내고 엄마한테 조용히 건네는 그 아들이 결코 바보는 아니었네"
"mother가 murder이 된거네? 언어의 유희가 정말 장난이 아니네." 하면서 오랫동안 영화 이야기를 했다.
미국 땅에서 한국어로 된 한국 영화를 본다는 게 참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일이다.
자막으로 올라가는 한글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대작은 아니지만 헐리우드 영화에 못지 않은 작품성과 구성이 돋보이는 영화라는 생각을 했고, 원빈의 그 잘 생긴 얼굴이 바보 연기에 묻혀 갈 정도로 연기 또한 걸작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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