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0일 화요일
나연이가 배우는 교과 목에 'Personal and family developement'라는 과목이 있다.
cooking, kitchin safety, baby care같은 것들을 주로 배운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기술 .가정'과 가장 가까울 것 같다.
그 교과목의 한 부분으로 real care baby가 있다.
플라스틱과 전자 장치로 이루어진 아기인데 실제 아기 몸무게 정도인 4키로 정도가 되는 모형 아기 인형이다.
과목 선생님의 컴퓨터, 아기 내부에 들어간 전자 칩, 학생 팔목에 채워진 전자 팔찌로 아기를 보살피게 되어 있다.
어제 나연이가 학교에서 이 모형 아기를 데려 온 것이다.
선생님의 컴퓨터로 연결되어 있는데 5시부터 아기가 행동을 할 것인데 그 때부터는 아기와 꼭 같이 옆에 있어야 된다고 했다.
나연이와 급하게 해야 할 쇼핑이 있어 쇼핑 센터에 나갔는데 5시까지는 집에 꼭 들어가야 하는데 쇼핑을 다끝내지를 못했다.
아기 때문에 5시 10분전에 집에 돌아와 아기를 차에 태우고 나머지 일을 보러 나갔다.
세탁소에서 할 일이 많아 아기를 바구니에 태워 내렸는데 5시가 조금 넘으니 이 아기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뭐가 뭔지 몰라 허둥지둥 거리고 나연이도 어떻게 할 바를 모르다가 우유병을 꺼내 우유를 빨리니 꿀꺽꿀꺽하는 우유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아기의 울음이 뚝 그치는 것이다.
그렇게 우유를 20분도 더 넘게 빨더니 잠시 후에 또 울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연아, 이번에는 왜 우냐?" 했더니 "기저귀 갈아 주어야 하나봐" 해서 기저귀를 갈아주고 나니 울음을 그쳤다.
집에 와서도 나연이는 진짜 엄마처럼 아기 옆에 딱 붙어 아기 시중을 들었다.
우유 먹은 후에는 트림도 시켜 달라고 해 아기를 세워서 등을 두드려 주기도 했다.
아기의 전자 칩과 나연이가 찬 전자팔찌의 센서 범위를 넘어 가면 아기가 또 울게 되어 있다.
나연이는 보통 9시 반 정도면 잠자리에 드는데 이 아기가 쉬임 없이 뭔가를 요구하느라 울어대니 잠도 못자고 새벽 3시 20분에도 일어나 우유를 먹였다고 한다.
나연이가 데리고 있는 동안에 아기는 우유를 8번이나 먹었다.
그것도 20분이 넘게 먹었으니 나연이가 아기한테 바친 시간과 정성이 대단하다.
아침에 아기를 데리고 학교 버스를 태워 보낼 수가 없어 데려다 주는 길에 아기를 돌본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너무 피곤하고 너무 긴 시간이었어"라고 말한다.
원래는 3일 정도 아기를 보살피게 되어 있는데 이 과목을 듣는 학생은 100명도 넘는데 이 전자 아기는 11명 뿐이어서 하루만 데리고 오게 되어 있다고 한다.
이 과목의 목적은 10대 학생들의 생각없는 임신과 출산을 예방하자는 데 있다고 한다.
아기를 임신해서 출산한 다음 실제 아기를 돌보는 것처럼 자신을 희생해서 키워야 하고 그 책임을 다 할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힘겨움과 노력이 필요한지 스스로 체험하는 것이다.
이 공부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교육의 효과가 있는 지 몰라도 단 한명이라도 느낀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부수적으로 부모가 나를 키우면서 밤잠을 설쳐 가며 고생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학교에 여러 인종의 모형이 있다고 합니다. 남자 아기, 여자 아기 ,금발머리 아기, 아시아 아기, 중남미 아기, 그 중에 나연이는 중남미 계통의 남자 아기를 데려왔습니다.아기 머리 뒤에 있는 것은 기저귀 가방입니다. 기저귀 가방안에 기저귀와 우유병 하나와 아기 출생 증명서가 들어 있습니다.기저귀와 우유병에도 센서가 부착되어 있습니다.아기 입에 닿으면 울음을 그치고 기저귀를 갈면 센서가 작동이 되어 울지 않습니다.
*진짜 아기처럼 손목에 병원에서 채워진 띠가 있습니다.
*기저귀를 바꾸어 채워도 울어서 혹시 우유를 먹여야 하는가 하고 우유병을 빨리니 잘 먹고 있습니다. 꿀꺽하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 옵니다.
*센서가 작동한 이후에는 아이를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꼬집거나 때리면 센서가 작동해 울거든요. 그러면 감점을 받는답니다.
*정말 웃기는 것이 저 아이한테도 정이 가더군요. 우는 것이 너무 귀엽고 뭔가를 해 주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거예요.아이들이 커서 결혼해 손주가 생기면 참 귀여울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컴퓨터 앞에 앉을 때도 아기를 옆에 가까이 두어야 하고 , 공부를 할 때도 옆에 두어야 합니다 .아기와 나연이가 찬 팔찌가 멀어지면 아기가 울리도 하고 감점을 받는답니다.
*우리 슈가는 아기 바구니가 맘에 드나 봅니다. 지가 들어가 앉아 있습니다. 물론 아기 시트이기 때문에 털 다 빼내고 깨끗이 청소해서 보냈습니다.
*짧은 시간 임무를 마치고 아기는 이제 학교로 돌아갑니다. 아침에는 센서가 꺼져서 아기가 울지 않습니다.선생님께서 시간을 설정을 해제하셨지요. 이제부터는 그냥 플라스틱 인형에 불과합니다.엄청 비싼 인형이요. 저 인형을 손상시키면 500불을 내야 한답니다.
*아기 물건을 챙기느라 좀 늦게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아기를 들고 정문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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