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오늘은 훌륭한 게임을 했어요.

김 정아 2009. 10. 17. 08:55

2009년 10월 15일 목요일

오늘도 나연이는 배구 게임이 있었다.

지금까지 세 곳을 away게임으로 치렀고, 오늘은 home게임이 있는 날이었다.

햄버거를 사다 달라고 해 3시에 갖다주고 게임은 4시 반 부터인데 home게임은 부모가 오지 않아도 된다며 게임이 끝나고 5시 30분에 학교로 데리러 오라고 해서 집에 돌아왔다.

 

지금까지 세 학교의 away게임에 가서 지켜 보았는데 지는 날은 물론이고 이기는 날까지 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연이가 덩치도 작은 편이고 체력이 약한 편이어서 내가 보기에도 사실 나연이 배구를 잘 못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열심히 하는 편이고 연습은 즐기면서 하지만 시합에서는 그리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지만 경기 때마다 코치는 나연이를 제일 먼저 선수교체 시켜 버리는 것이다.

남들 3세트까지 뛸 때도 나연이에게는 기회를 많이 주지 않고 실수라도 한 번 하면 당장 불러 들여서 벤치만 지키게 하고 있으니 엄마인 나는 화가 막 난다.

아주 많은 점수차이로 이기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내 보내도 될터인데 모른척이니 시합이 끝나고 나면 자존심이 상한 나연이는 차에 타자마자 눈물을 터트리고 나 또한 코치의 그런 처사에 화가 나서 돌아오게 된다.

물론 코치도 나름의 생각이 있을 것이고 코치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것도 알고 있으면서 엄마이기 때문에 내 자식이 더 우선이 될 수 밖에 없다.

 

오늘 시합이 끝날 시간에 데리러 가는데 아이가 정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차에 올라탄다

"너 오늘 잘 했나 보다" 했더니 "엄마, 우리가 오늘 2세트만에 이겼는데 나 2세트까지 다 뛰었어. 선생님이 나 잘 한데"한다.

"어머나, 너 그렇게 잘 했는데 엄마가 못 봐서 어쩌니? 우리 딸이 오늘 정말 잘 했구나!"

부모라는것이 무엇인지 아이의 웃음 한 번에 온 세상을 다 얻은 듯 하며 코치한테 쌓였던 서운한 마음도 한 순간에 날아간 듯 하다.

 

"너 이제 다음 주 게임도 잘 하겠네. 다음 주 away게임이지? 엄마가 엄청 기대된다"

 

배구 경기가 있은 후로 처음으로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wood creek 중학교로 경기를 보러 가는데 밖에선 이렇게 풋볼 선수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풋볼 게임도 이 학교에서 열렸나 봐요.

 

 

wood creek 중학교 체육관이었습니다. 이긴 경기였지요.이날은 나연이 한 번도 게임에 뛰지 못했어요. 감기에 걸려 이틀간 학교에 못 가 연습에 빠졌더니 체력이 약한 아이니 좀 쉬어야 한다고 했지요.

 

1세트를 뛰고 자리를 바꾸고 있습니다.

 

*mcdonald중학교 체육관입니다. 연습 시간입니다. 5번이 나연입니다. 이 경기는 졌는지 이겼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4:21로 이기고 있는데도 나연이는 벤치만 지키고 있었습니다. 훌륭한 코치라면 이런 때 연습 삼아 못 하는 아이 한 번 내 보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제가 너무 딸 생각만 한다고요? 그렇긴 하지요?

 

나연이 학교 코치의 작전 타임 시간입니다. 나연이도 저쪽에 서서 귀를 종긋 세우고 듣고 있습니다.

 

morton ranch 중학교입니다.그 학교의 예비 치어리더들이 나와서 어찌나 응원을 하는지 기가 죽어 많은 점수 차이로 졌습니다.같은 구역구인데도 흑인의 비율이 엄청나게 많았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