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1일 금요일
여학생들은 아무래도 남학생들보다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다.
배정 받은 락커를 친구들과 꾸미기로 했다며 아침 일찍 학교에 데려다 달라고 해서 다녀왔다.
학교에서도 락커를 개방해 주었다.
평소에 11시 30분까지 늦잠을 자야 하는 나연이가 Taylor와 락커를 꾸미기로 계획을 했다며 아침 8시 10분에 일어나는 방학 중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다.
거울도 이쁘게 붙여 놓고 색상지로 꾸미는데 세 시간 넘게 투자를 하고 왔다.
오후엔 나연이 'back to school'준비로 옷이나 신발을 사려고 나갔다 왔다.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물건을 사면 그 물건에 tax를 꼭 내야 한다.
이곳 텍사스는 농산물을 제외하고 직접세가 물건 값의 8.25%이다.
처음에 와서는 물건 값에 8.25%가 붙는게 너무 억울했는데 지금은 당연하게 지불해야 할 금액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까운 것은 여전하다.
그런데 일년에 딱 3일간 tax free day가 있다.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3일간 세금 없는 날이 있는 것이다.
난 어지간하면 이 세금 없는 날을 이용하지 않는 편이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북적거리는 게 싫었고 원하는 사이즈를 찾을 수가 없을 것 같아 세금까지 다 내고 편하게 쇼핑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뭐 하느라 여지껏 쇼핑을 못하다가 가려고 하니 세금 없는 날과 겹쳐 버린 것이다.
북적거릴 것을 예상하고 심란한 마음으로 나섰는데 쇼핑센터 안에 평소와 같은 인파만 있을 뿐이고 더 많이 붐비지도 않아 보였다.
나연이 옷을 사고 영수증을 보니 정말 세금이 안 붙어 있어서 기분이 좋아 영수증을 보고 또 보고 했다.
그나저나 나연이 취향이 너무나 이상하게 변해 버려 갑자기 당황스러워졌다.
그 전엔 그냥 칼라가 있던 없던 티 하나 입으면 그만이었는데 티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이상하게 겹쳐 입어야 해서 아가씨 티가 나는 옷만 골라 들었다.
티는 이제 안 입겠다니 이것도 커가는 과정인지 모르겠다.
이제 개학 준비는 거의 끝난 것 같다.
*요즘 나연이랑 아주 친하게 지내는 Taylor입니다. 사물함 꾸미러 같이 갔습니다. 학교 앞에서 한장 찍었고요. 나연이 머리가 아주 산발입니다. 8시 10분에 간신히 일어나서 세수만 하고 나왔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본 광경입니다.휴지 몇 통이 정원에 걸려 있네요.
특별한 의미는 없고 다만 재미로 하는 일이라는데 치우려면 고생 꽤나 하겠습니다. 비가 오면 청소를 어떻게 할 지 걱정입니다.
*제 맘에 너무나 안 드는 나연이 취향의 옷들입니다. 물론 팔 없는 옷을 학교에 입고 갈 수는 없습니다.
학교 dress code에 절대 맞지 않기 때문에 저런 옷을 입고 가면 부모 호출입니다. 하얀 티 위에 입겠다는데 걱정입니다. 저 옷의 메이커는 '포에버 21'이라는 것입니다.
재미한국교포로 의류시장의 선두를 달리는 막강한 파워를 가진 브랜드의 옷입니다. 그런데 옷이 너무 싸서, 그 티가 너무 나서 개인적으로 안 좋아하는 브랜드지요.
*풍선 공예가들이 어린이들의 눈을 사로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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