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8 화요일
아이들이 크면 큰대로 어리면 어린대로 힘드는 것은 마찬가지 같다.
이제 조금 컸다고 내가 혼내는 것도 무서워하지도 않고 지 맘에 안
들면 바로 말 대답이 떨어진다.
지난 금요일에도 성당에서 고등학생 lock in을 하는데 필요한 장을 봐주고
이곳저곳 들러 큰 아이를 학교에서 데리고 집에 오니 3시 30분이나 되어 있
었다.
그날 저녁이 우리 집에서 구역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그때부터 음식을 장만하려고 하니 엄청 바빠 시간에 쫒기며 부산을 떨고 있
었는데 큰 녀석이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달라고 해 “지금 엄마가 바쁘니까
니가 우동 끓여 먹으라”고 했더니 성질을 바락바락 내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우동을 끓여 바치며 먹으라고 했더니 짜증을 내며 안 먹겠다고
버틴다.
15분 정도 기다려도 안 먹길래 끓인 우동을 버리고 났더니 이 녀석이 지가
우동을 끓여 먹겠다고 냄비 들고 서 있는 것이다.
너무 화가 나서 주먹으로 등짝을 몇 대 후려 갈겼더니 소리를 벼락 같이 치
더니 냄비를 바닥에 던지고 방문이 부서져라 닫고 들어 가 버렸다.
손님들이 돌아간 후에 지 아빠와 한참 이야기를 하다 풀어졌는데 그 이후로
도 2,3일간 입이 부어서 나를 쳐다 보지도 않고 찬바람이 불었다.
지 아빠가 정식 운전면허증을 따면 차를 한 대 사 주겠다고 했더니 그제서
야 헤벌레 웃으며 다 풀어졌다.
남편 말이 “그래도 우리 아들처럼 무던한 아이도 없는데 당신이 참아” 하는
데 이렇게 한 번씩 내 속을 뒤집어 놓을 때면 나도 내 정신이 아니다.
아는 사람의 아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기도 제목이 제발 아들이 대학을 멀
리 가게 해달라는 거였다고 한다.
그 기도가 이루어져 그 아이는 지금 동부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나도 이제 그 제목으로 기도를 해야 할 것 같다.
“제발 텍사스 밖으로 대학 가게 해 주세요. 그래서 일년에 두 번 만 보게 해주
세요.(일년에 두번은 너무 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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