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쇼핑도 혼자 할래요.

김 정아 2008. 10. 30. 01:11

2008-10-26-일요일

성당의 미사가 끝나고 남편은 허리케인 아이크로 아직도 복구가 안 된 겔버스톤으로 봉사를 떠났고 난 주일학교 아이들의 점심식사를 정리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쉬고 있으니 아이들이 입을 옷이 없다고 쇼핑을 가자고 성화를 댄다.

한참 클 나이라서 그런지 한 계절이 지나고 나면 옷이 작아져서 입을 수가 없다.

오래 전부터 옷을 사 달라고 졸랐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다가 더 미룰 수가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나섰다.

이제 아이들이 컸다고 나와 같이 쇼핑하길 원하지도 않고 , 내가 사 준 옷을 입으려 들지 않는다.

나도 마침 쇼핑할 시간이 필요한 지라 아이들에게 각각 100불씩을 주고 원하는 매장에 가서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사서 5시 15분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다음 주에 차려 입고 가야 할 곳이 있어 옷 한 벌 장만하려고 백화점을 갔는데 시간에 �기기도 하고 맘에 드는 옷도 없어 포기하고 대신 쌀쌀한 아침에 입을 가운 하나를 사서 아이들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로 달려갔다.

난 정시간에 도착했는데 한 녀석은 15분 후에 나타나고 한 녀석은 30분이나 늦게 나타났다.

각자 사온 봉지를 열고 옷 하나씩 집어들고 자랑을 하는데 다들 쓸만한 옷들을 사와서 나를 만족스럽게 했다.

아이들은 준 100불을 아낌없이 다 써버렸는데 엄마인 나만 30불짜리 가운 하나 사 들고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자기네들이 돈을 벌면 돈 아까운 줄 알지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와 오늘은 나연이 치어리더 팀이 학부모 미팅이 있는 날이라 갔다가 오니 어둑어둑한 밤 7시 30분이 되어 있었다.

 

 *아들이 산 모자와 딸이 산 스웨터와 청치마입니다.

저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학교에 가면서 좋아하더군요.

아마 남편이 봤더라면 못 입고 가게 했을 건데 저는 그냥 놔두는 편입니다.

하고 싶은 짓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심리를 우리도 다 겪어 보았잖아요.

저러다 철이 들면 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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