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큰 아이 첫 시험을 보다.

김 정아 2008. 10. 5. 12:36

2008-10-04 토요일

오늘 큰 아이의 첫 SAT시험이 있는 날이다.

아침에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어나더니 첫 시험이라 너무 긴장한 탓인지 화장실에 들락거리긴 했는데 변을 보지도 못하고 시험보는 학교로 출발했다.

 

오늘 시험이라서 어제 마칭 밴드가 끝나고 집에 오면 새벽 1시가 넘을 시간이어서 선생님께 편지를 보냈었다.

토요일이 시험인데 너무 피곤하면 안 될 것같아 금요일 마칭 밴드는 출석이 어려울 것 같으니 이해해 달라고 편지를 보냈는데 SAT보는 걸로는 허락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하프 타임 때 마칭 밴드를 하고 나서 학부모가 와서 다른 아이들 보다일찍 데려 갈 수는 있다고 했다.

어제따라 마칭 밴드는 너무나 먼 곳에서 해서 고속도로를 바꿔 타고 1시간이 넘게 달려야 하는 곳이었다.

할 수 없이 남편이 데리러 갔어도 집에 돌아온 시간은 밤 10시 30분이 다 되는 시간이었다.

한국으로 말하면 수능을 보는 전날인데 마칭밴드에 나가 공연을 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이해가 안되기도 했는데 생각해 보면 선생님 말씀도 맞는 말인 것 같다.

SAT본다고 학생들이 빠지면 규모가 작아지기도 하고, 이곳은 SAT를 세번까지 볼 수 있고 또 시험도 자주 있는데 그 때마다 빠지게 된다면 학생들을 통솔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 같긴하다.

나도 한국적 사고 방식으로 일생일대 큰 시험을 앞둔 아이가 마칭 밴드에 나가 새벽 1시가 넘는 시간에 들어온다는 것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고, 그래서 선생님께 편지까지 썼던 것인데 남편은 그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고 왜 그런 편지를 보냈느냐고 야단을 했다.

 

아이는 첫 시험을 앞두고 굉장히 불안해 했고 어느 때보다 열심히 공부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내심 기대를 하며 이번 한번으로 SAT를 끝내버리자 했는데 시험을 다 보고 집에 돌아온 아이의 얼굴은 어둡기만 했다.

“너 시험 어땠어?” 했더니

“엄마 , 너무 어려웠어. 특히 Reading이 너무 힘들었어. 이번 한 번으로 못 끝내고 다음에 몇 번 더 보아야 할 것 같아”

“ 다른 아이들은 뭐라고 하던”??

“다른 친구들도 다 망했대” 한다.

여하튼 첫 시험을 끝냈으니 이제 결과를 기다려 보는 수 밖에 없다.

 

 그제 제 생일이었습니다. 이번엔 간단히 넘어가자고 해서 가족끼리 케익에 불 켜고 같이 먹는 것으로 끝냈네요. 그런데 아이들은 제 나이를 모르나 봅니다. 초를 하나를 더 꽂았네요.

 

*이제 초의 갯수가 맞네요. 초를 미국 식으로 해서 빼자고 해도 한국 나이로 해야 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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