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1 토요일
오늘 하루도 정신없이 보냈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늦잠을 반납하고 일찍 일어나야 했다.
원석이는 오늘 마칭 퍼레이드와 마칭 밴드가 있는 날이라서 아침 6시 10분
에 일어나 7시에 학교에 도착했다.
땡빛에 하루종일 있어야 할 일을 생각하니 내 마음이 좋지는 않았지만 한
그룹의 일원이니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다.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와서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오늘 친목
골프가 있는 골프장으로 달려갔다.
바오로회에서 정기 골프 모임이 아닌데도 부부 동반 라운딩을 하자고 해서
다섯 부부가 모여 골프를 쳤다.
난 이 Stephen 골프장을 좋아한다.
주위에 집들도 없고, 찻길도 없어 한적하고, 가끔 운이 좋으면 사슴 가족을
떼로 만날 수 있고, 뒤로는 긴강이 도도하게 흘러가고, 적당히 장애물도 있
고 물도 건너야 해서 때로 긴장을 하기도 해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오늘 보니 무지하게 어려운 코스다.
페어웨이가 좁기도 하고 굽어져 있어서 티박스에서 친 공은 어디로 갔는지
찾기도 힘들다.
골프 레슨을 받고 있는 중인데도 별로 플레이가 나아지지 않아서 실망을
하고 힘겹게 골프를 끝내고 같이 라운딩한 사람들끼리 간단하게 생맥주에
튀김으로 안주를 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자 마자 남편을 대동하고 성당
으로 달려 갔다.
오늘은 자모회와 주일학교 주관으로 PTA미팅이 있는 날이다.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룸마더들을 모시고 간단한 회의를 하고 일년간 고생하
시라는 의미에서 자모회에서 음식을 대접하는 날이다.
그래서 지난 목요일 자모회 임원들이 모여서 어떤 음식으로 대접해야 할까
진지하게 회의를 했었다.
그 모임에서 나온 음식이 갈비를 구워 드리자는 것이었다.
너무 품위가 없기도 하고 누가 나와서 갈비를 그릴에 굽느냐고 내가 망설였는데 다른 회원들은 걱정 붙들어 매라며 남편들을 다 데리고 와서 구워 놓을 테니 회장님은 걱정하지도 말라고 해 그것으로 결정을 하고 마켓에 가서 미리 주문해 놓은 40파운드의 갈비를 찾아가지고 부랴부랴 성당에 가서 그릴을 준비하고 회의 자료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기에 내일은 우리 구역에서 점심 준비를 하는 날이라 회의 준비하랴 내일 음식 준비하랴 PTA음식 set up 도와 주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 남편들이 갈비 굽는 것을 전담해 주고 다른 회원들이 나에게는 회의 준비나 하고 음식 하는 것은 신경쓰지 말라고 해서 차분히 오는 룸마더들을 맞으며 프린트를 나누어 주었다.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룸마더들의 대면이 있고 올 한 해 성당에서 할 행사에 대한 개략적인 이야기를 교장선생님께 듣고 간단하게 회의를 마쳤다.
그리고서 우리가 준비한 갈비와 밥으로 식사를 대접했는데 정말 좋은 아이디어고 음식에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며 다들 좋아하고 맛이 있다고 해 주었다.
뒷정리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밤 9시 30분이 넘어 있었고 큰 아이가 마칭 밴드를 마치고 10시 30분이 넘어 데리러 오라고 해서 데리고 집에 오니 시간이 꽤 늦어 있었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는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하루 종일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무사히 다 잘 마칠 수 있을까 했는데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하루를 잘 마감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1번 홀에서 남자들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 내 공은 어디로 갔을까?
'나? 백수 아줌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랫만의 미장원 나들이 (0) | 2008.10.29 |
---|---|
김치를 담가서 팔자고요? (0) | 2008.10.21 |
휴스턴 발레 공연을 보고 (0) | 2008.09.29 |
이 한 주일도 이렇게 흘러가고.... (0) | 2008.09.06 |
이런 저런 이야기. (0) | 2008.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