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야 놀~자

영어 발음 좀 고치세요.

김 정아 2005. 2. 28. 07:37

2005년 2월 25일 금요일

 

수업이 끝나고 한 한국인이 내게 한 소리로 너무나 기분이 나쁘고 상처받은 하루였다.

 

" 발음을 좀 교정할 필요가 있어요" 나에게 한 소리다.

 

사진을 가져가 설명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내 발음이 영 시원찮았던 모양이다.

 

"한국 사람 발음이 다 그렇지 얼마나 좋은 사람 있어요?"하고 퉁명스럽게 쏘아주고 나왔는데 생각할수록 기분이 너무 나쁜 것이다.

 

여기 사는 동안 영어 한 자라도 배우려고 정말 바둥거리며 산 세월이었다.

 

춥다고 학교에 안 오고 , 비온다고 안 온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그런 이유로는 단 하루도 결석 한 적이 없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한국인들의 발음이 나쁘다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입 밖에 꺼내어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마치 날개 짓이 서툴다고 새의 날개를 꺾어 버리는 것과 같은 끔찍한 말과 다름없으니까.

 

70년 대 말에서 80년대 초반에 중 고등학교를 다닌 한국사람들의 발음이 좋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너무 화가 나 친구들에게 그런 소리를 들었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더 흥분해 어쩔 줄을 몰라했다.

 

"  정말 웃긴다. 누군지 모르지만  지 발음은 얼마나 좋다고 그런 소리를 해? 우리도 영문과 나왔으면 그 보다 더 잘할 수 있어. 기가 막혀. 그래서 언니 가만히 있었어? "

 

기회가 되면 꼭 충고 해 줄 것이다.

 

남들이 말하길 난 굉장히 당찬 성격이라고 한다.

 

기분이 나쁘고 잠시 상처를 받긴 했어도 기죽진 않는다.

 

내일은 사진을 10장쯤 더 가지고 가서 안 되는 영어지만 설명할 배짱도 있고, 그 사람의 말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있고, 발음 나쁜 것에 전혀 개의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섬세하고 여린 누군가가 똑 같은 말을 들었다면 아마도 다시는 입을 열어 영어를 하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시 누군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이 없도록 꼭 그 잘못을 지적해 줄 것이다.

 

더불어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남에게 독이 되는 말을 하지는 않았는가? 남의 가슴에 깊은 생채기를 내지는 않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