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내 나라

한국제 냉장고 샀어요!

김 정아 2005. 2. 19. 00:21

2005년 2월 13일 일요일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는데 어느새 시어져 있었다.

 

어? 이상하다? 김치가 왜 이러지? 했다. 그리고  멀쩡하던 우유도 상해 응어리가 져 있었다.

 

너무 무딘 내가 오랫동안 냉장고가 고장 나 있었는데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냉동실은 이상이 없었고 냉장실은 손을 넣어도 차가운 기운이 없었는데 고장 난 지도 몰랐던 나의 무신경에 혀가 내 둘러질 지경이다.

 

2년 반 밖에 되지 않은 G. E 냉장고였는데 수리하는 사람을 불러도 기본 200불에 부품 값이나 이것저것 합치면 차라리 500~600백 불 하는 싼 냉장고 하나는 살 수 있을 것 같아 'BEST BUY'에 갔다.

 

냉장고 코너의  가장 앞쪽에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많은 곳에 전시되어 있는 것은 단연 삼성과 LG였다.

 

같은 'TWO DOOR'라도 다른 나라 제품에 비해 월등히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았고 어차피 단순 기능 냉장고를 사려고 했기 때문에 비싸도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편은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 한국제 T'WO DOOR'를 사기를 고집했다. 좋은 것을 보고 나니 싼 것은 사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일년만 쓰다 갈 걸 왜 그렇게 좋은 것을 사느냐고 설득했지만 내가 결국 남편에게 설득 당해 버렸다.

 

"주부가 당신처럼 욕심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야 . 남들은 좋은 것 안 사준다고 투정부린다는데 우리 집은 반대야. 얼음도 나오고 여름에 찬물 많이 마시는 데 냉장고에 따로 안 넣어도 되어서 당신 편하잖아.  한국에 돌아가서도 변압기 사용하면 괜찮아"

 

그래서 3년 보증료와 배달료와 세금을 합해 무려 1680불 하는 냉장고를 사게 되었다.

 

바싸긴 하지만 내 나라 제품이라 마음만은 뿌듯해 졌다.

 

난 처음부터 외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G E 제품은 절대 안 살 거다. 2년 반에 고장 난 냉장고 난 처음 보았다.


 *새로 산 냉장고 입니다.더 비싼 건 텔레비젼 화면이 있는 것도 있더라고요.


 

 

*고장 난 GE 제품입니다. 우리 나라 주부들이 외국 제품에 목숨 거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