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내 나라

미국 땅, 미국 극장에서 처음으로 본 한국영화.

김 정아 2004. 10. 4. 06:44

9월 29일 수요일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왔다.

미국 땅, 미국 극장에서 우리 영화를 상영한다는 소리에 벌써 며칠 전부터 마음이 설레었다.

 

오늘 친구들과 집에서 꽤 먼 거리에 있는 AMC 극장을 찾아 갔다.

극장 입구에는 한국 사람이 꽤 눈에 띄었다.

모두 태극기를 보러 온 사람들이다. 70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많았다.

이국 생활을 하면서 한국 말이 들리는 한국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아마 젊은 우리들 보다 더 감동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것도 본인들이 겪었을 한국 전쟁이어서 다른 영화들 보다 감회가 더 새로웠을 거라 생각한다.

 

표를 끊고 극장 안에 들어갔는데 아쉬움을 남게 한다.

다른 영화 다 붙어 있는 포스터 한 장 보이지 않았다.

홍보를 구체적으로, 자세히 했다면 흥행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리들이야 한국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알았지만 미국인들은 알리가 없을 것 같다 .

T.V광고도 없고 휴스턴 신문에도 광고가 보이지 않았고 더군다나 극장 안에서도 찾을 수 없었으니 관심 있는 외국인이 얼마나 될까?

 

영화를 보면서 우리의 전통적인 형제애를 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번에 응급실을 간 적이 있었다. 형제인 듯한 두 명의 젊은 청년도 병원에 왔었는데 아마도 형이 많이 아픈 듯 , 귀 속에 솜을 틀어 막고 온 것이 귀가 굉장히 아픈 듯 보였다. 우리라면 위로 해 주고 옆에서 어깨라도 만져주고 했을 것인데 동생은 옆에 앉아서 잡지책만 뒤적이고 있었고 서로 한 마디도 안하고 남처럼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생경해 보였다.

 

그런 미국인들이 동생을 위해 구두를 닦고,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를 따라 왔다면 우리의 가족 애를 이해할 수 있을까?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만큼의 따뜻한 감성을 가진 나라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간 상영된 이 영화는 내일이면 이 극장에서 막을 내릴 것이다. 한국인들이라도 많이 봐 주어서 인원 수라도 올라갔으면 좋겠다.

 

 

영화관 외관입니다.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