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금요일
오늘 남편의 수술이 있었다. 지난 주 토요일 갑자기 뒤통수가 팅팅 부으며 어린아이 손바닥만한 크기가 되면서 고통스러워 했다.
일요일아침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의 소견을 들으니 박테리아가 피부에 침투해서 그런 거라며 수술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다.
일요일 이후에도 남편은 너무나 고통스러워 하며 하루가 지날 때 마다 환부가 눈에 띄도록 넓어지며 부어갔는데 다행히도 금요일인 오늘 아침에 수술할 수가 있게 되었다.
할 일도 많고 미국 내 출장도 다음 주초에 내내 이어지며, 금요일엔 한국과 중국까지 오가는 강행군이 잡혀 있는데 이렇게 아프면 어떻게 하나?
아무도 없는 먼 미국 땅에 와서 이렇게 아프면 난 어쩌라고?
수술하고도 내일이면 바로 거래처에 나가야 한다. 한국에서 출장자가 와서 누워있지도 못하고 이미 오래 전에 잡아 놓은 일정이라 취소 할 수도 없는 복잡한 상황이다.
수술 대기실에 환자 복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처음 하는 수술이라 남편은 상당히 불안해 있었다. 아무일 없게 잘 도와 달라고 기도 할 수 밖에 없다.
수술실 앞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마음을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불안해 졌다.
한참이 흐른 후 수술실 문이 열리며 의사가 다가와 아무일 없이 모두 잘 끝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긴장했던 마음이 모두 풀렸다. 회복실에 들어가니 전신마취 한 것이 덜 풀렸는지 눈을 똑바로 맞추지도 못하고 발음도 분명치 않다.
어지간한 병이 아니면 입원을 시키지 않기 때문에 마취가 완전히 풀릴 때까지 기다려 집으로 돌아왔다.
우울한 아침으로 시작했는데 다행히 별일 없이 수술이 끝나 마음이 조금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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