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남편은 출장중!

김 정아 2007. 5. 8. 10:14
 

2007년 5월 7일 월요일

남편은 오늘 한국 출장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매주 월요일은 골프를 가는 날인데 비상대기를 하기 위해 골프도 안가고 집에 있었다.

항상 초치기를 하는 사람이라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을 놓을 수가 없고 뭐가 빠졌다, 뭐가 필요하다 해서 전화를 하는데 밖에 나가 오래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남편 일이 무엇보다 우선인데 골프를 친다고 남편 일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른 오후시간에 전화가 왔다.

현금이 많이 필요한데 은행에 가서 찾아다 줄 수 없느냐고 부탁을 해 왔다.

카드로는 그 액수를 인출할 수 없어 창구에 가서 찾아다 주면서 오늘 골프 안 가기 천만다행이라고 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일을 하다 늦은 남편과 함께 공항에 가는데 비행기 시간이 딱 한 시간 남아 있어 어쩌면 다음 비행기를 타야 할 것 같기도 하고 , 밀리지 않으면 제 시간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 같아 허둥거리며 도착하니 20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나는 운전해서 돌아와 전화를 해 보니 음성메세지로 바로 넘어가는 걸 보니 그 비행기를 탄 것 같다.


남편은 요 근래 두 달 정도 제 정신이 아니었다.

일이 꼬이고 꼬여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찬바람이 씽씽 불고 펑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이러다 스트레스로 큰일이 날 것 같았고, 난 옆에 가지도 못하고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 보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성경공부와 묵주기도 덕분으로 스스로 스트레스를 제어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는데 어떨 땐 그것이 더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다.

새벽 3시, 4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그 시간에 돌아와서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옆에서 바라보는 나도 참 힘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다방면으로 노력한 덕분에 큰일들을 많이 해결했고 자금도 많이 회수 되었다고 했다.

요 며칠간은 좀 평화로워 보였다.

그리고 오늘 한국으로 출장을 떠났다.


힘들다 해도 난 월급 받던 시절이 그리워지지는 않는다.

이런 어려움이야 주재원을 하던 시절에도 항상 있어 왔던 일이고, 그때마다 남편은 온 몸과 마음으로 일을 해결 했었다.

그 성실함을 믿기도 하고, 남편은 자기 사업을 하는데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믿기도 한다.

정유화학 단지의 고장인 휴스턴에서 오일파이프 사업은 망할 일이 없다는 친구의 말을 난 그대로 믿고 있으니 어떤 어려움에서도 또 일어설 것이다.


그건 그렇고 목요일에 여직원도 출장을 떠난다.

이미 직원 한 분이 한국 출장 중이고 남편도 출장이고 여직원도 출장이어서 사무실이 빈다.

남편은 내일과 모래 여직원한테 급한 업무 몇 개 배우고 나더러 사무실에 나가 지키고 있으라고 하는데 걱정이다.

전업주부로 몇 년을 보내고 있는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참에 열심히 업무를 배워 나도 직업전선에 나가 볼까나!

꿈도 크셔! 영어 한 마디 못하면서 어디를 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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