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1일 수요일
며칠 전부터 나연이는 안경이 잘 안 보인다는 말을 했었다.
그래서 시간을 내서 시력 검사를 하러 갔었다.
한국은 시력검사가 무료이고 대체로 안경점에서 검사를 하고 그 자리에서 안경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기는 시력검사를 전문의로 하는 검안의가 따로 있고 검사비만 39불을 내야 한다.
검사 한 처방전을 가지고 안경점을 찾아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2.75이던 눈이 -3.75로 떨어졌다.
검안의는 커 가는 아이들은 대체로 눈이 이 정도로 떨어지고 18세 이상이 되면 더 나빠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된다고 하며 일반적인 경우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 주었다.
처방전을 가지고 sam's club에 갔다.
나연이 맘에 드는 안경테를 고르고 렌즈를 고르니 총 가격이 160불이라고 하며 일주일 후에 찾으러 오라고 했다.
난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경 가격에 별 신경을 안 썼고 그래도 노파심에 보험카드를 내 보이며 이 카드가 안경 값을 다 커버하는데 맞느냐고 물어보았다.
직원은 컴퓨터로 뭘 조회 해 보지도 않고 이 카드는 안 받는다는 것이다.
아니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다 있지?
한 달 전에 남편회사의 직원 아이가 똑같은 곳에서 150불짜리 안경을 맞추고 일주일 후에 찾으러 가서는 보험카드를 내 보였더니 무료라고 하며 돈을 하나도 안 내고 왔다는 것이다.
내가 그 말을 똑똑히 듣고 왔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내 돈으로 160불을 낼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리고 일 년에 두 개까지는 무료로 맞출 수 있는 보험이라고 했는데 바가지를 쓸 수는 없었다.
실망하는 나연이를 달래서 다른 곳에 가서 먼저 보험카드를 내 보이고 커버가 되느냐고 했더니 전체 무료는 아니고 할인을 해 주는 plan이라고 했다.
일단 테와 렌즈를 골라서 총액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350불에서 할인을 해서 200불에 할 수 있다고 한다.
엥? 안경 하나에 200불을 내라고?
작년에 한국에서 5만원에 맞춘 안경을 여기서는 200불이라고?
다른 곳에 다시 가 볼까 하다가 골라 놓은 안경테를 마음에 들어 하는 나연이를 실망시킬 수가 없었다.
어쩔까 하다 렌즈 가격을 낮추니 225불짜리를 130불에 할 수 있다고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130불짜리를 하기로 하고 결재를 하는데 속이 쓰리고, 도대체 이 나라는 룰도 없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안경을 찾으러 가면서 안경 닦이 하나 달라고 했더니 무료는 아니고 그까짓 것을 돈 주고 사야 된다고 해 또 기가 막힌다.
아주 왕짜증이다.
남편이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 본다니 나중에라도 돌려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검정테에, 안쪽으로 얼룩무늬가 들어가 있습니다.
*새 안경을 쓰고 찍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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