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24일 화요일
남편은 2주전에 미국 내 몇 도시와 중국으로 출장을 떠났다.
가면서도 “당신 생일에 같이 못 있어주고, 챙겨주지도 못해서 미안 하네” 하면서 못내 아쉬워했다.
“일 하러 출장 가는 사람이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말고, 가서 일이나 잘 하고 와요. 당신이 내 생일을 잊어버린 것도 아닌데 뭘 그래.” 했다.
그래도 안 되겠던지 아들과 통화를 여러 번 했었다.
주부의, 엄마의 직감으로 둘이서 어떤 통화를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남편: “24일이 엄마 생일인데 아빠가 없으니 네가 엄마 생일 잘 챙겨야한 다. 알았지?”
아들: “ 운전도 못 하는데 어떻게 해요?”
남편: “윤지 아빠한테 전화 해 놓을게. 아저씨 차 타고 가서 엄마 생일 선물 좀 사 드려라”
아들: “ 어떤 선물을 사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남편: “엄마 지갑 필요 할 것 같더라. 너희들 돈 얼마나 있어?”
아들: “ 나연이랑 나랑 합하면 꽤 되요.”
이런 통화를 여러 번 들으면서 난 모르는 척 있어야 했다.
그냥 관두라고 할까 하다 이런 것도 교육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가만히 있었다.
엄마 생일을 그냥 지나가면 언제나 그래도 된다고 생각 할 것 같아 윤지 아빠께 미안해도 아이들을 말리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 아이들이 오늘 아침에 엄마 생일이라면서 선물을 내밀었다.
멀리 있는 남편과 합작한 선물이다. 빨간 색의 가죽 지갑이었다.
아이들보다도 남편에게 더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아침에도 국제 전화를 해서 생일 축하한다고, 아이들에게 선물은 받았냐고, 미역국은 먹었냐고 묻는다.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는 출장 기간에도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 주는 내 남자,참 고맙다.
다음달에 돌아오는 남편 생일에 난 정성을 다해 생일 상을 차려 남편이 좋아하는 친구들을 초대해 주어야겠다.
*금요일에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사온 선물이네요.
공항 면세점에서 샀다는데 저한테는 이렇게 비싼 것만 사주네요. 도서관 공부하러 갈 때 책 넣어 들고 가면 딱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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