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1일 월요일
원석이방 책꽂이 정리를 하다 보니 눈에 익지 않은 한국 책 여러 권이 꽂혀 있었다.
남편이 한국 출장길에 사온 책들이거나, 출장자들에게 선물 받은 책들일 것이다.
책들을 살펴보니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은 아니었는데 그 중에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죽 훑어보니 좋은 책인 것 같아 빨리 읽어봐야지 하고 정좌를 하고 앉아 읽는 동안 난 내 기억력에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다.
이미 읽었던 책이었는데 왜 표지조차 낯설었는지 너무나 까마득하기만 했다.
이 책은 성공한 사업가 조나단과 그의 운전기사 찰리의 대화로 이어져 나간다.
4세 때 조나단은 마시멜로 실험에 참가한다.
좁은 방에 마시멜로 하나를 두고 15분간 먹지 않고 기다리면 마시멜로 하나를 더 받을 수 있는 실험이었는데 먹고 싶은 유혹과 충동을 견디며 마침내 마시멜로 하나를 더 얻게 된다.
이 실험은 10년 후에 결과가 나왔는데 15분을 더 기다린 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순간의 유혹을 참고 기다렸던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나단에게 들은 찰리는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은 기쁨으로 조나단의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기다렸다.
곧, 마시멜로는 눈앞의 이익, 달콤한 유혹을 상징하는 것이다.
찰리는 고교시절 멋진 차를 갖고 예쁜 여학생들과 데이트를 하느라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고 흥청망청한 삶을 즐기며 운전기사로서의 생활에 길들여져 있다.
여기서 찰리의 마시멜로는 예쁜 여학생과의 데이트이다.
찰리는 당장의 마시멜로라는 도박, 클럽, 시원한 맥주, 아무 여자하고의 데이트 등의 유혹을 이기고 새로운 삶의 계획표를 다시 짜기 시작한다.
‘무작정 참고 기다리는 것은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어 치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일의 성공은 오늘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라는 글귀를 써 놓고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조나단은 쿠바로부터 망명한 아버지 밑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아버지로부터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 대학에 입학해서도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으면서 4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한다.
우수한 대학을 졸업한 그는 많은 보수를 받는 회사에 취직을 하고서도 달콤한 유혹에 빠지는 법 없이 꼬박 꼬박 저축을 한다. 구두 한 켤레로 7년 이상을 신기도 한다.
열성적으로 즐겁게 일하며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나름대로 성공한 인생의 모델로 주변의 부러움을 받는다.
우연한 기회에 IT사업에 뛰어들어 막강한 대기업으로 키우면서도 근면 절약을 이어 간다.
눈앞에 마시멜로를 두고도 그 유혹들을 끊임없이 이겨내 지금의 억만장자가 된 것이다.
찰리는 첫 번째 목표를 대학 진학으로 삼고 열심히 공부한다.
그리고 어느 날 복장을 단정히 입고 조나단의 사무실을 찾아 간다
“사장님, 오늘 운전기사 모자를 돌려드리려고 왔습니다. 저 , 대학에 갑니다”
“뭐라고? 정말 축하 하네 . 자네는 나의 마시멜로 이야기를 듣고 뭔가 해 낼 줄 알았네! 여기 4년간 대학등록금이 있네. 대학을 졸업하고 누군가에게 마시멜로 이야기를 해 주게나. 가장 좋은 시기에 그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게”
조나단을 부둥켜 안은 찰리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달콤한 마시멜로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일에 대해 남다른 열정과 애정이 있다.
페이지 곳곳에서 기억하고 싶은 명언들로 가득한 책이며 두고두고 오랫동안, 100번을 읽어도 지치지 않을 것 같은 책이다.
보석을 발견해 낸 기분이 드는 책,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을 만났다.
*마시멜로를 한국에서는 안 팔지요? 오후에 수퍼에 가서 마시멜로를 사다가 사진으로 찍어 올리겠습니다. 조금 기다려 주세요.
봉지에 들어있는 마시멜로우랍니다.1.28불을 주고 샀고요.
봉지에서 꺼내서 담아 보았습니다.얼핏보니 한국의 떡처럼도 보이네요.
아주 부드럽게 씹힙니다. 저희 아이들은 큰 것을 사서 캠프 파이어 때 젓가락에 끼워 불에 구워 먹는 걸 좋아합니다. 사실 맛은 별로 없어요. 굽는 재미로 캠프때 빠지지 않는 메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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