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미국 중학생들의 신년 음악회

김 정아 2004. 1. 22. 05:21

원석이 학교의  밴드부에서 신년 콘서트가 있는 날이었다.

워밍업을 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 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테일러 고등학교의 넓은 음악관을 빌려 하는 대대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주차장으로 들어서고 있었고, 아이는 오늘도 아빠가 출장 중에 있는 게 무척 불만인지 종알거린다.

난 오래 전에 아이들 행사에 아빠가 함께 하는 걸 포기해 왔고, 더 이상 기대도 하지 않지만 아이는 언제나 그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다.

밴드부는 수준별로 4개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원석이는 그 중 초보자 밴드부이다.초보자 밴드는 모두 6학년 학생들이다.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 5개월쯤 개인 레슨을 한 덕분에 초보자 중에서도 가장 앞 자리,정중앙에 앉을 수 있었다.

중학교 올라가 처음으로 갖는 콘서트라서 연주 하기 전 굉장히 떨린다고 했었다.

정해진 자리에 한 명 한 명 도착하고, 밴드부의 두 분 선생님이 오가며 마지막 정리를 하며 소리를 맞추어가고, 객석의 관객이 늘어가는 것이 아이 눈에도 보이는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4개 부분 밴드부의 총 콘서트이기 때문에 넓은 객석이 모두 채워질 만큼 관객들이 많았다.

시간이 되어 연주가 시작 되었는데 역시 초보자들이라서 썩 훌륭한 무대는 못 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성심껏 연주를 끝내자 객석의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를 해 주었다.

그렇게 환호 해 주는 게 기분이 좋은지 아이도 빙그레 웃으며 자기 클라리넷을 들고 퇴장한다.

그리고 나머지 연주들을 보고 집에 돌아오는데 내년엔 아마 한 단계 높은 반으로 올라갈 거라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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