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총영사관 관저에서의 송년회

김 정아 2003. 12. 8. 07:22
텍사스엔 크고 작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또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텍사스의 교민과 기업들을 위해 상주해 있는 휴스턴 총영사관 관저에서, 이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의 지점장들과 그 부인들을 초대해 때이른 송년식을 가졌다.

관저 앞에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태극기가 나부끼고 있어 마음이 뭉클해져 오기도 했다.

그리 호사스럽지 않은 관저는 매달 랜트 비를 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공관과 달리 국고 채를 발행해 산, 한국의 재산에 속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오스틴에서 3시간 30분을 운전해서 온 지점장들도 있었고, 4시간 반을 운전해 달라스에서 온 지점장들도 있었다.

달라스와 오스틴에는, 특히 오스틴은 텍사스의 주도임에도 한국에서 진출한 기업들이 많지 않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휴스턴엔 크게 4개 분야의 22개회사에서 약 50여명의 주재원들이 나와 있어 달라스나 오스틴에서 온 지점장들이 크게 부러워하기도 했다.

잠시 다른 부인들과 눈인사를 주고 받고 정해진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다행히 우리는 태희네, 그리고 부 영사님과 같은 테이블에 배치가 되었다.

특히 부 영사님은 동생의 직속 1년 선배이고, 각기 다른 공관으로 발령 나기 전에 외교부에서 같이 근무 한 적이 있어 동생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마음 편하게 많은 말들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총영사님의 환영사와 각 지점장들의 간단한 회사소개가 끝나고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음식을 서빙하는 사람들이 모두 머리가 노란 외국인어서 어색했다.

외국인이 한국 음식 서빙하는 게 이상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부 영사님은 그 사람들은 프로급이라서 그들과 일을 하려면 오래 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특히 ‘리차드’란 사람이 없으면 관저 행사가 잘 진행되지 않을 만큼 한국 음식과 한국 사람에게 익숙해져 있다고 한다.

총영사가 바뀌고 부 영사가 바뀌어도 인계가 계속되어 관저에서 행사가 있을 땐 항상 그를 부른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정도 한국 말을 알아 듣기도 한 것 같고, 모든 면에서 능숙하고 세련되게, 우리를 불편하지 않게 해 주었다.

남편은 다른 회사 사람들과 정보를 주고 받으며 유용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 같다.

학교하고 집만 왔다 갔다 했던 내가 총영사관 관저까지 초대 받는 영광을 얻게 되다니 나도 출세(?)한 건가?


아래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다람쥐가 있습니다.
작년 시부모님이 집에 방문하시면서 뒷 정원의 소나무 두 그루에 하얀 끈을 묶어 빨래 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어느 날 한 쪽 줄이 끊어져 있어서 참 이상하다 했습니다.
그리고서 한참 시간이 흘렀는데 어느 날 저 다람쥐가 끈을 입으로 물고 자꾸 가져가려고 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한 녀석은 줄을 물고 있고, 한 녀석은 나무 위쪽에서 망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보니 빨래줄이 사라졌습니다.
그 줄 가져다 뭘 했는지 궁금합니다.
칼럼과 상관 없는 사진이지만 너무 신기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