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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주에서 아리조나주까지의 사막여행

김 정아 2003. 9. 22. 06:46

라스베가스는 호텔마다 특유의 테마 파크로 유명한데 떠나기 전 우리는 파리 호텔에 들어가 보았다.

호텔의 천장이 모두 파란 구름과 하늘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

호텔 내부가 아니라 마치 파리의 한 골목에 들어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

골목마다 청소하는 사람, 할머니, 피크닉 나온 사람 등 조각들이 살아있는 사람처럼 생동감을 주었다.

파리가 정말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라스베가스를 떠나 후버댐에 도착했다.

후버댐은 연간 엄청난 양의 전력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아마 라스베가스의 전력도 이곳에서 끌어쓰지 않을까?

후버댐을 관광하려고 5불이나 주차비를 내려 하자 아이들은 정말 누굴 닮았는지 짠돌이 짠순이 노릇을 지독하게 한다.

왜 주차비를 5불씩이나 내야 하냐며 차로 돌자고 하며 짜증을 낸다.

후버댐을 지나자 네바다 주가 끝나고 바로 애리조나 주가 시작되었다.

애리조나의 끝없는 사막을 달리며 사막 한가운데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사막의 모래가 어찌나 뜨거운지 신발 위로도 지열이 올라와 발을 동동 구를 정도였다.

그 뜨거운 모래 위에 버너로 물을 끓이자니 부탄가스가 저절로 안전장치가 작동되어 꺼져 버렸다.

가스를 바꾸어 아이스박스 위에 올려놓고 간신히 물을 끓여 차안에서 굶주린 배를 채웠다.

네바다 주에 이은 애리조나 주의 나무 한 그루 자라지 못하는 황량한 사막조차도 부러움을 자아내게 했다.

옥토는 바라지 않더라도 우리 나라에 저런 사막이라도 있었다면 우리가 좀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나라 사람들이야 땅이 넓으니 저렇게 가만 내버려두었겠고 만약 우리에게 저런 땅이 있었더라면 우리는 저 땅에 무엇을 했을까? 하는 우스운 생각도 해보았다.

아마 모래를 팔아 살길을 찾지는 않았을까?

곳곳에서 붉은 흙바람을 가진 작은 토네이도들이 옮겨 다니고 도로 양쪽엔 아무 것도 없는 그야말로 황무지 땅은 계속되었다.

휴스턴에서 볼 수 없었던 산이 많았으나 나무 한 그루 없는 민둥산의 모습이었다.

그랜드 canyon을 목적지로 삼고 윌리암스까지 끝없는 운전을 계속해 드디어 해질 무렵 간신히 도착했다

화씨 120도를 오르내리던 기온이 해발 2000미터 이상의 윌리엄스에 도착하니 70도까지 내려가 초겨울 날씨를 방불케 해 긴 팔을 찾아 입어야 했다

모텔 6에 짐을 풀고 세탁을 해야 할 것 같아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길 맞은 편에 있다고 하기에 찾아가려 했으나 날씨가 워낙 추어 포기하고 말았다.

밤엔 난방장치를 해야 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