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와 주를 넘나들어 시차가 생기고 거기에 애리조나 주는 summer 타임을 적용하지 않는다니
프론트에 물어 새벽 5시임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아이들을 깨워 그랜드 canyon을 향해 떠났다.
아침기온은 화씨 50도 대에 머물고
있었다.
한여름에 우리는 히터를 틀고 운전을 해야만 했다.
한데 그 기분이 꽤 상쾌했다.
남 다른 피서를 즐긴 것
같기도 하고.
3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서 우린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광대한 그랜드
canyon!
세계적인 명성이 결코 헛되지 않은 걸작임에 틀림없다.
이 먼 곳까지 왔는데 그래도 내 발로 직접 걸어
흙을 밟아 보는 것이 더 보람 될 것 같아 아이들을 달래가며 한참을 걸으며 바라본 그랜드 canyon은 신이 만들어 놓은 위대한
장관이다.
사방을 둘러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며 붉은 기를 뿜으며 휘 돌아가는 콜로라도 강줄기는 가슴 벅찬
감동이었다.
나귀를 타고 콜로라도 강줄기까지 내려가는데 무려 10시간이 걸린다니 그 장대함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
시간이 된다면 천 길이나 되는 저 아래까지 내 발로 걸으며 자연의 위대함을 직접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쯤 걷자 아이들은 지쳤는지 자꾸 버스를 타자고 한다.
그래서 버스를 기다려 타고 경내를 한 바퀴 돌아
주차장에 도착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라 아침도 안 먹어 지친 아이들이 밥을 찾기에 차안에 신문을 펴고 김치를 꺼내어 밥을 먹는데
외국인들이 지나가며 흘깃거려 좀 창피하기도 했다.
그랜드 canyon 카페에서 커피 한 잔씩을 마시며 느낀 감동을 남편과 서로
주고받으며 다음 번에 혹시 올 기회가 다시 있다면 그 때는 나귀를 타고 끝까지 한번 내려 가 보기로 했다.
canyon을 나서
페이지로 갈까 하다가 시간이 좀 남아서 세도나를 욕심부려 가보기로 했다.
丹學과 기 수련으로 유명한 곳이고 천길 낭떠러지가 모두
빨간 바위로 덮여 있어 레드 락이라고도 한다고 했다.
역시나 세도나 가까운 곳에 이르자 산기슭의 작은 바위부터 큰 바위까지 모두
빨간 색이다.
어느 곳은 아래에서부터 색깔이 진해져 갔다.
사람의 손을 거쳐 태어난다 해도 저런 작품을, 저런 빛을
내기도 어려울 것 같다.
녹색 나무들과 어울려 한 폭의 잘 그린 수채화를 연상하게 한다.
계곡 근처엔 아담하고 예쁜
콘도와 모텔들이 또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하룻밤 욕심 내어 근사한 곳에서 자고 가자는 남편 말을 따를까 하다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진정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데 더 이상 욕심 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다시 운전을 계속했다.
내일
브라이스 canyon을 가려면 오늘 페이지까지 가서 묵어야 하기에 졸린 눈을 비벼가며 무리를 해 페이지의 데이스 인이라는 모텔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10시 20분쯤.
묵은 빨래를 세탁할 수 있어 기분이 홀가분했고 커피, 쥬스, 빵까지 무료로 제공해 주어 더
좋았다.
*세도나는 기아자동차 이름이기도 하지요.
한국에서는 카니발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던 미니 벤이 여기에서는 세도나라고
하거든요.
한국의 현대자동차 이름인 산타페도 겨울에 스키타러 가는 유명한 장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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