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토요일
새벽 4시 50분 어둠을 뚫고 일어나 우리의 두 번째 휴가를
맞았다.
오전 11시 35분 북쪽으로 텍사스와 알칸소의 접경지인 텍사카나에 도달했다.
작고 시골 분위기가 많이 나는
알칸소의 Hope이라는 작은 마을에 들렀다.
이곳은 미국의 전 대통령인 클린턴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말 많고 탈
많았던 대통령이긴 하나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의 생가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알칸소洲 자체가 작은 주여서 그런지 클린턴의
생가가도 아주 조그만 동네였다.
초라하고 작은 동네에 클린턴의 생가를 알려주는 커다란 표지 판 하나 없어 동네 몇 바퀴를 돌고 돌아
간신히 찾았다.
한국의 대통령 생가를 가 본 적이 없어 두 나라를 비교할 순 없지만 너무나 평범하고, 다른 이들은 특별한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 같다.
난 적어도 관리원 한 두 명쯤은 있을 줄 알았다.
집에는 누군가 아직도 살고 있는 흔적이 있고 집
앞에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는 것이 다였다.
비석에는 1950년에서 53년까지 그의 어머니와 계부가 같이 살았으며 유치원과 1학년을
다녔던 곳이라고 써 있었다.
그러나 이 작고 초라한 동네에서 미국의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 이후 클린턴이 알칸소 주지사를 지내며 정치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알칸소의 주도(洲都) little Rock을
향했다.
미국의 작은 주중의 하나라는 이름답게 다운타운도 아담하고 한가한 느낌을 주었다.
洲都라는 이름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거리 모습이 이채로워 보인다.
구 국회의사당은 박물관으로 탈바꿈시켜 의상, 음악, 주거, 생활상 등을 전시해
보여 주었고 자체 기념품을 개발해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냈다.
시간이 흘러 이제 테네시주 멤피스로 향하는데 양쪽으로 드넓은 옥토가
펼쳐져 있었다.
작년엔 농작물이 살지 못하는 황량한 사막을 많이 보았는데 여기서는 끝도 없는 붉은 빛이 도는 대규모 수수농장과 콩
등 밭작물과 벼농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너무 덥지 않은 날씨이고 비도 오는 지역이라 스프링클러 없이도 농사가 가능한 것
같다.
긴 시간을 운전해 멤피스에 도착했다.
멤피스는 고대 이집트의 도시에서 유래한 살기 좋은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록의 제왕인 엘비스 프레스리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미시시피강을 따라 도시가 형성되어 있으며 미국 시민운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났으며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저격을 받아 숨진 곳이기도 하다.
숙소를 알아보았으나 5일전 토네이도가 몰아쳐 38만 가구의 전기가
중단되어 가족단위로 호텔에 묵는 멤피스 주민들이 많았는지 모든 호텔에 방이 없었다.
몇 개의 호텔 자체도 복구가 안 되었으니 방이
없는 건 당연했다.
교외로 한참을 나가 간신히 숙소를 잡고 다시 시내로 나왔다.
미시시피강 건너편의 mud
island에서는 콘서트가 열리는지 노래 소리와 사람들의 환호성소리가 그치지 않고 들려왔다.
그것으로 인하여 우리 마음조차
흥겨워지기 시작했다.
강을 가로지르는 모노레일을 타거나 걸어서 그 섬에 가고 싶었으나 콘서트 표가 없으면 다리를 건널 수 없다고 해
돌아와야 했다.
섬에 가지 못하는 대신 우리는 시내를 유유히 돌아다니는 마차를 타고 시내 한 바퀴를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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