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에서 1. -EPCPOT

김 정아 2003. 7. 9. 00:13

7월 4일 금요일

한국에 있을 때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난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를 엄청나게 헷갈려 했
다.

여기 와서 캘리포니아는 두 번을 가 보아서 미국 지도 중에서 가장 빨리,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오늘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관계로 황금의 3일 연휴가 되어 플로리다 올랜도를 큰맘을 먹고 여행하게 되었다.

뉴저지에서 자동차로 22시간을 운전해 온 남편 친구 가족과 합류했다.

우리는 목요일 오후 7시 10분 비행기를 타고 1시간이 빠른 올랜도에 도착하니 10시 40분 가까이 되어 있었다.

오늘 새벽 6시 프론트에 모닝콜을 부탁해 졸린 눈을 간신히 뜨고 호텔 베란다로 내다본 풍경의 진귀함에 눈이 번쩍 뜨인다.

어둑한 호수 주위로 물위에 비친 키 큰 야자나무와 그림 같은 호텔의 실루엣이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대략적인 관광을 하기에 일주일 가까이 걸린다는 이 디즈니 월드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틀하고 반나절 정도이다.

너무나 빠듯한 일정이기에 여유를 가지고 여름 정식 휴가 때나 오자고 해도, 남편은 친구랑 시간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꼭 와야 된다고 고집을 부렸다.

호텔 주위의 호수 가를 도는 배를 타고 주변 곳곳에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각각의 호텔의 정경을 보는 것도 이채로웠다.

아침 일찍 우리가 서둘러 찾아 간 곳은 'EPCOT'이었다.

이곳은 크게 'FUTURE WORLD'와 'WORLD SHOWCASE'로 나누어져있었다.

'FUTURE WORLD'는 대체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탈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고 'WORLD SHOWCASE'는 11개 나라들의 문화, 생활도구 등의 전시물이 영구적으로 전시되도록 꾸며져 있어 아이들의 세계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FUTURE WORLD'는 미래 세계의 여러 가지 탈것들과 입체적인 조형물들이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협력업체들의 전시물이 과학의 역사라는 주제 하에 전시되었고 미래에 대한 예견을 보여 주었다.

특히 끝날 때 스크린에 커다랗게 'EXSON'이니 'GM'같은 문자들이 나오면서 세계인의 머리 속에 자기 회사에 대한 인식을 강렬하게 새겨주고 있었다.

일찍 서둘러 온 까닭에 많은 것을 보고, 타고 ,만질 수 있었다.

LAND관에서는 큰 마켓에서도 볼 수 없었던 진귀한 과일들과 처음 보는 식물들이 신기해 사진기를 눌러 대었다.

SEA관에서도 다이버가 고래들과 물 속에서 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1시간을 기다려 들어간 GM에서는 초스피드로 도는 자동차를 타며 어른이나 아이는 맘껏 소리를 질러 대었다.

오랜만에 괴성을 지르며 자유를 만끽하기도 했다.

'WORLD SHOWCASE'에서는 탈것이 준비되어있는 멕시코官과 노르웨이官만 가기로 했다.

혹시나 한국관이 있을까 기대를 해 보았지만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관만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멕시코는 가난한 나라여서 그런지 배를 타고 돌아본 모습이 좀 실망스러웠고 노르웨이 역시 너무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 펼쳐진 마술쇼와 일본의 북춤도 생생하게 흥미를 끌었고 미국의 거리 음악과 춤도 재미있었다.

대충 돌아보았다 생각했는데 어느 사이에 우리는 그 넓디넓은 호수 한 바퀴를 완전히 돌았다.

그 사실이 우리도 너무나 믿기지 않았다.

중간에 아이들은 너무 더운 날씨와 피곤으로 인해 호텔로 돌아가 수영을 하자고 졸라대기도 했으나 난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수영은 아무 때나 할 수 있었지만 비행기까지 타고 이 먼 곳까지 왔는데 하나라도 더 보아야 한다는 사실에 행군을 재촉했다.

어른인 나도 주저앉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아이들이야 오죽하랴!

그래도 아이들은 더 보채지 않고 끝까지 어른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와 주었는데 급기야 돌아가는 배 안에서는 흐느껴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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