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내 나라

세계시장, 월마트에서 만난 김치

김 정아 2003. 3. 14. 13:19

3월 3일 월요일
일요일에 한국 장을 보았어야 하는데 성당 갔다가 봄 구경을 하겠다며 한적한 교외로 운전을 해서 오다보니 마켓을 못 갔다.

고기라도 사려고 월마트에 갔는데 채소 진열장에 김치가 있었다.

가장 큰 유통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월마트에서 보는 김치는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했다.

김치가 세계적인 식품으로 자리 잡아가는 확실한 반증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김치가 쌓여 있지만 하나라도 더 소비가 된다면 김치 진열대에서 냉대 받지 않을 것 같아 3불씩 하는 작은 병을 두 개 나 사 가지고 왔다.

예전에 어느 흑인 여자 고등학생이 우리 집에 책을 팔러 왔었는데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내게 물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내게 김치를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다.

물론 안다고 했더니 공책을 내 주더니 자기는 김치를 무척 좋아한다며 김치 만드는 법을 적어 달라고 했다.

내 실력으로 도저히 writing이 안 되어 내가 영어 공부를 많이 해서 알려 주겠다고 했다.

아직 어린 여학생까지 김치를 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 책을 팔아 주고 싶었으나 이곳의 책에 대한 예비지식이 없어 그만 두었다.

그리고 배추도 있어 한 포기를 집어 계산대에 갔는데 아무도 배추의 이름을 모르고 고개만 갸우뚱거린다.

도리어 나에게 이것의 이름이 무어냐고 묻는데 나는 미국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지배인이 와서도 이름을 몰라 한참을 헤매다가 그냥 vegetable이라고 해서 계산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미국에서 보는 쾌감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오후에는 아이들 학교의 'book fair'에 갔다.

책을 읽는 아이들의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파는 것이다. 특별히 오늘 하루만은 tax가 없는 날이다.

미국은 물건값에 항상 세금이 붙는다.

텍사스의 텍스는 8.25%이다.

가령 옷 한 벌에 99.99불이라면 여기에 세금이 붙는다.

생활필수품을 제외한 모든 물가는 세금이 제외된 금액만 붙어 있어 액면가보다 더 많은 지불을 해야 한다.

일년에 하루 세금 없는 날이 있긴 하다. 그 날은 무지하게 어느 쇼핑센터든 붐비기 마련이다.

책도 계속 세금을 붙여 팔다가 오늘은 세금이 없는 날이라서 가 보았는데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이제 영어 책을 읽는 것에도 재미가 붙어 곧잘 읽곤 해서 원석이에게는 Harry Potter를, 나연이에게는 그림책을 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