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발바닥에 땀 나도록 다녔네!

김 정아 2013. 10. 4. 10:16

2013년 10월 2일 수요일

요즘 한국의 예능 프램 중 하나인 '아빠 어디가'의 열혈 시청자가 된 나는 단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오늘 아침에 잠깐 시간이 나서 인터넷에 접속해서 보다 보니 가게 나갈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더 이상 밍기적거리면서 보고 있다간 너무 늦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을 접고 평소보다 5분 빨리 집을 나서 바로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데 문자가 왔다.

 

뭔가 하며 조심스럽게 보니 캐더링 오더를 8개나 받았다는 것이며 가지러 오는 시간이 11시라는 문자이다.

그 시간이 9시 55분쯤이었다.

난 속으로 다들 제 정신이 아닌가봐  large tray 8개를 한 시간 안에 만들라고? 하면서 너무 어이가 없어서 가게에 전화를 했다.

8개 트레이라면 적어도 하루 전에 전화 예약을 해야 하고 그 전날에 모든 준비가 끝나야 아침에 간신히 만들어 낼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적어도 하나 만드는데 25분인데 아무리 계산을 해 봐도 도저히 불가능한 오더량이다.

 

캐시어한테 전화를 해서 못 만든다고 하라고 했는데 이미 한 시간을 늦추어서 12시에 찾으러 오라고 하며 통화를 끝내 버린 상태인 것이다.

 

그 쪽 사정도 급할 텐데 더 이상 못 해 준다고 실랑이를 벌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라고 하고 난 정신 없이 고속도로를 달려 10시 30분에서야 가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두 명의 부엌 아줌마는 대충 준비를 끝내 놓고 있었고 바로 시작하라고 지시를 내려 놓고 난 이것 저것 부대품을 준비 하느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가게 안을 분주히 움직였다.

 

정말 다행히도 비가 아침부터 내리는 날이어서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이 없었다.

가게 일을 하면서 손님이 오지 말라고 간절히 원했던 적은 정말이지 처음이다.

모든 직원들이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인 덕분에 11시 55분에 트레이 8개가 끝났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이 샌드위치 트레이 말고도 3갤런이나 되는 tea와 3개나 되는 쿠키 트레이가 더 있었다.

캐시어한테 다시 전화를 해서 쿠키 트레이 하나는 만들 수 있는데 두 개는 도저히 안되니 취소를 하라고 했다.

 

모든 것을 끝내 놓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러웠다.

그 많은 양을 최단시간에 끝내서 서로 다들 기분이 좋았다.

나도 그 직원들이 자랑스러워 오늘 점심은 모두 공짜로 먹으라는 선심까지 쓰고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 들어온캐쉬어  덕분에 오늘 매상이 최고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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