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9일 월요일
2년 넘게 가게를 하다 보니 이제 단골도 많이 생겨 그들과 반가운 인사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다.
한 동안 안 보이면 궁금하고 오랫만에 오면 더 반가워 그 간의 안부를 서로 묻기도 한다.
단골손님들은 그들이 오더하는 샌드위치에 뭐를 빼는지 뭐를 더하는지도 알려고 노력하고 어느 손님은 가게에 들어오자 마자 오더를 받지 않아도 바로 오븐으로 샌드위치가 들어가기도 한다.
가게를 열고 하루 정도 되었을 때 어느 손님이 들어오니 직원이 나에게 'regular customer'라며 말해주어 처음부터 그 손님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로도 자주 가게에 찾아오는데 한결같이 togo를 해 가고 메뉴도 항상 정해져있고 서너개의 샌드위치를 사가니 그 손님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한 동안 그 손님이 보이지 않아 지난 주에도 그 손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오늘 오랫만에 그 남자 손님이 가게에 들어왔다.
목발을 짚고 있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으며 다시 보니 반 바지 아래로 한 쪽 다리가 아예 안 보이는 것이다.
처음에 얼핏 보았을 때는 좀 다쳐서 목발을 했나보다 했는데 무릎 아래로 한 쪽 다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난 너무 많은 충격을 받아 표정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어정쩡하게 서 있었는데 그 손님은 " I am ok now" 라고 하는데 어떻게 괜찮을 수 있을까?
하루 아침에 한 쪽 다리를 잃고 그 상실감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아무 상관 없는 나조차 이렇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극복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픈 것이다.
끝내 내 표정관리가 안 되는 것 같아 황급히 자리를 뜨고 그 손님이 나가고 나서도 내 맘이 진정이 되질 않는다.
사람 인생이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바뀔수 있을까?
한 치 앞 일을 알 수가 없다더니 이럴 수도 있구나등등 별 별 생각이 스쳐갔지만 정말 그 손님이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게 해 달라고 진심으로 기도했다.
더불어 사지육신 이렇게 건강함에 감사하는 맘 한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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