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딸 목소리 듣기 힘드네!

김 정아 2012. 11. 14. 22:44

2012년 11월 12일 월요일

바쁜 점심 시간이 끝나고 한숨 돌리며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직원이 전화 받으라며 사무실 문을 노크를 했다.

무슨 전활까?하고 받았는데 저쪽에서 "아이고 우리 딸 목소리 듣기 힘드네. 엄마다!" 하는 것이다.

 

순간 너무 깜짝 놀라 " 어, 엄마야? 엄마가 어떻게 전화를 했어?" 했더니 "무조건, 세라 프리스 했다."

 

지난 번에 한국에 갔을 때 가게 전화 번호 좀 적어 달라고 했었다.

"엄마가 가게 전화 번호 알아도 어떻게 나를 바꿔 달라고 하지? 영어로 아이들이 전화를 받을 건데 무조건 '세라 프리스' 그렇게 해 봐. 내 이름이 영어로 세라야" 하면서 가게 번호와 한글로 '세라 프리스' 라고 적어 놓고 왔었다.

 

한국으로 거는 전화 카드 20불짜리 하나를 사면 18시간 정도 쓸 수 있다.

그거 하나 사면 꽤 오랫동안 쓸 수 있는데 원석이랑 그 카드를 같이 쓰다보니 한 번씩 걸 때마다 시간이 팍팍 줄어들어 어느 날 보니 사용할 금액이 없는 것이다.

그 카드도 한국 마켓에 가야 살 수 있어서 오늘 가야지 내일 가야지 하면서 맘 먹기가 또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어 미루고만 있었다.

 

그런데 딸의 안부가 궁금하니 abc도 모르는 엄마가 용기를 내어 가게까지 전화를 하신 것이다.

부모 마음은 항상 이런건데 나도 자식을 키우면서 그 마음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을 했구나 라는 반성을 했다.

앞으로 가게로 전화를  하시는 일은 없도록 더 자주 전화를 하는 것이 먼 곳에 떨어져 사는 자식의 기본 도리겠구나 다시 다짐을 해 보며,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 마켓에 가서 전화 카드를 꼭 사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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