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오너 노릇 하기도 가시방석이네.

김 정아 2012. 2. 17. 11:41

2012년 2월 16일 목요일

우리를 schlotzsky로 이끌어주신 사부님 가게와 우리 가게가 연합해서 마켓팅 전문가 한 사람을 고용했다.

네 곳의 가게에서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일을 해 주기로 하고 처음으로 우리 가게에 와서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본사에서 11년 간이나 일을 한 전문인인데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발빠르신 우리 사부님께서 접촉하셔서 이제 우리들과 일을 하기로 했다.

사부님을 잘 만나 우리가 많은 덕을 보고 있다.

다른 가게 오너들이 무척 부러워하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다들 궁금해하고 얼마를 주기로 했는지 요즘 초미의 관심의 대상이라고 했다.

 

처음 일주일간은 각 가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시스템을 파악하고 잘못된 부분들을 시정해야 해서 출근해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그녀가 가장 맘에 안 들어하고 고쳐야 할 부분이 이 가게에서 누가 오너인지 종업원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는 돈을 주고 그들을 고용하는데 그녀가 보기에 내가 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한국형 사고 방식이기도 하지만 일손이 부족하니 난 당연히 그들을 도와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아프기라도 하거나 무슨 일이 있어서 내가 나오지 못할 경우 , 지금의 경우라면 가게가 엉망이 되고 그 동안 노력했던 이미지가 하루 아침에 망가지고 만다는 것이다.

내가 없더라도 있는 것처럼 만들려면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내가 직접 하는 일이 거의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없어도 가게가 완벽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첫번째 해야 할 일이라고 했고 ,그 점은 남편도 이전부터 했던 말이다.

 

그리고 사실 키친의 엘리샤는 샌드위치가 오븐에서 나오지 않아 할 일이 없어도 샐러드를 만들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버릇을 들여 놓은 탓이다.

 

그리고 어떤 직원들이던 교육시키기 나름이고 그들의 역량은 내가 했던 일들을 담당하기에 너무나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들이 나를 믿고 일을 안 하는 것뿐이지 더 힘들 것은 없다고 했다.

 

내가 샐러드라도 만들고 있으면 "Sarah, don't make salad. it's not your job" 하고 쿠키라도 정리하고 있으면 "Sarah, that's cashier's job"  바닥이라도 한 번 쓸면 하지 말라고 하면서 사사건건 아무 일도 못하게 한다.

 

궁극적으로 다 맞는 소리이다.

팀리더를 뽑았기 때문에 머지 않아 나는 점심 일만 끝나면 5시 이전에 집으로 돌아오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러자면 지금부터라도 set up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자니 속이 터진다.

팔자에 없는 왕비 노릇하기도 가시 방석이다.

 

마케팅 담당자가 오기 전부터 나는 속으로 꽤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아무 경험이 없는 신참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들과 충돌을 하면 어쩌나 였는데 역시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도 내가 배워야 하기때문에 내 모든 것 내려 놓고 다 수용하자 마음 먹었다.

결국 이 부분에서 우리 직원들은 누가 오너인지 헷갈릴 것이다.하하.

 

여하튼  마켓팅 담당자가 왔으니 더 나은 희망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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