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4일 화요일
오늘은 우리 회사가 생긴지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71년 오스틴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이 가게가 오늘 이처럼 번성해서 40주년을 맞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 전국적으로 온 프랜차이즈가 대대적인 세일 행사를 하기로 한 날이다.
small original이 4.29불인데 오늘은 1.99에 파는 날이라고 방송에서 한참 광고를 하고 , 웹사이트나 전단지로 엄청난 광고를 해 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팔면 팔수록 손해가 생기는 장사가 아닐 수 없어 난 회사에서 온 광고지도 책상 속에 넣어두고 내 놓지도 않고 있었다.
남편은 나와 생각이 달라 어차피 회사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박리다매라도 해야 살아남지 않겠냐면서 큰 현수막 하나를 주문해 가져와서 가게 문 밖에 걸어 두었다.
나도 그 말에 동감 할 수 밖에 없어 이왕 할 것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 결정을 했다.
그런데 처음 있는 일이라서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나 준비해야 하느냐고 물어도 무조건 '많이'라고 말을 한다.
어느 가게는 다섯배 준비를 하고 어느 가게는 10배를 준비를 한다고 했다.
나도 다섯배 정도로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다섯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날은 쉬는 직원 없이 엑스트라 인원까지 다 동원해야 한다는 소리에 우리는 어차피 엑스트라 인원은 없으니 한 시간씩 일찍 나오라고 해 두었다.
월요일이 베이커가 쉬는 날인데 쉬는 베이커까지 불러 평소에 작은 사이즈 빵을 100개 만들던 것을 500개를 만들라고 하니 점심도 못 먹고 쫄쫄 굶어가면서 땀을 흘려 가며 500개를 만들어 놓았다.
채소를 배달하는 판초한데 오늘 schlotzsky 물건 얼마나 배달했느냐고 물으니 어느 가게는 상추가 다섯 박스, 토마토가 다섯박스라고 해서 여유있게 있던 나는 갑자기 정신이 들어 다시 물건을 주문하기도 했다.
드디어 오픈 하는 시간이 되니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더니 작은 사이즈가 엄청나게 나가는 것이다.
한 두개 사는 사람들이 이상할 정도로 5개 이상은 기본이고 많게는 9개까지 사가는 사람도 보았다.
직원들은 화장실 가는 시간은 물론이거니와 밥 먹는 시간까지 없어서 굶어가며 일을 했고 ,점심이 끝나고 직원들이 돌아가고 오후엔 좀 한가하려나 했는데 왠걸 오후엔 가족단위 손님들이 더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일부러 일찍 회사에서 나온 남편도 가게로 나와 열심히 잔손들을 도왔다.
정말 허리를 펼 시간도 없이 발바닥이 얼얼 할 정도로 일을 했지만 수익은 평소보다 1,000불 더 많은 것으로 마감을 했다.
그렇지만 난 오늘 이 지역의 엄청난 잠재력과 눈에 보이지 않는 수 많은 매출을 보았다.
이민자가 많은 이 땅에서 schlotzskky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샌드위치를 파는 곳이라는 것을 인식시켰고 ,pearland에 schlotzskky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던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고, 있어도 어느 곳에 있는 지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 우리 가게가 여기에 우뚝 서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 나는 직원들에게 " 오늘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 가게에 올 것이다.그렇지만 많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 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손님들과 절대 언쟁하지 말고 웃음을 잃지말고 친절하게 서비스를 해라. 그래서 그 손님들을 다시 우리 가게에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물론 영어로 했지만 쓰자니 어법이 영 안 맞을 것 같아 한글로 씁니다. 제가 개떡같이 말해도 우리 직원들은 대충 알아 듣습니다. ㅎㅎ)
내 마음 역시 마찬가지여서 손님들이 우리 가게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내 정성을 다해서 샌드위치를 싸고 또 쌌다.
오늘 너무 피곤해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남편이 100불이나 주고 만들어 온 현수막입니다. 저 현수막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그렇게 정신 없던 중에 알렉시스가 사진 한 장 찍자고 해서 남편이 찍어 주었습니다.
제 뒤로 알렉시스입니다. 흑인처럼 안 보이지요?
며느리 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아이지요.
보통 미국 아이들과 달리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별로 없어요.
어느 날 일 하는 아이가 한 명 안 나와 힘들었다고 했더니 이 아이 하는 말이 "why didn't called me?"라고 하더군요 .
자기 일하는 시간도 아닌데 누가 나왔건 안 나왔건 아무 상관없는 것이 미국 아이들의 보통 성향인데 자기를 불렀으면 왔을텐데 왜 혼자 힘들었냐고 합니다. 그 말 듣고 저 정말 감동했잖아요.
우리 원석이나 나연이도 그 정도로 남을 배려하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알렉시스가 일하러 들어오면 제 마음이 너무 편하답니다.
그 뒤로 샌디에고에서 온 빌입니다. 학비가 싼 곳을 찾아 찾아 이곳까지 왔습니다.집에서 대 주지 않으니 자기가 해결을 해야 하잖아요. 다른 가게에서 1년간 일을 한 경험이 있어 아주 잘합니다.
23세인데 3주전에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 메튜입니다.
보통 다른 아이들이 가게 모든 일을 다 할 줄 아는데 매튜는오로지 주문만 받을 줄 압니다.
정말 바쁜 오늘 같은 날은 슬그머니 화가 나려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단점을 카버하는 이 아이의 가장 큰 장점은 단 한 번도 1분이라도 늦어 본 적이 없습니다.
누가 안 나와서 한 시간 정도 연장 근무를 하라고 해도 군소리 한 번 없고 시간을 적게 주어도, 많이 주어도 불평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지요.그래서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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