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많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 살며..

김 정아 2011. 10. 1. 02:55

2011년 9월 29일 목요일

6개월이 되어 가다 보니 손님들과 조금 친숙해져가고 있다.

어느날 말쑥하게 생긴 백인 아저씨 한 사람이 고급스러운 벤츠를 타고 와서 small 사이즈 참치 샌드위치를 시켰다.

우리는 당연히 정해진 분량의 참치를 넣어서 주었는데 참치가 적다고 인상을 쓰고 투덜거리며 나갔다.

 

다음 번에 다시 올 거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 어느 날 다시 와서 참치 샌드위치를 시키기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참치를 넣어서 주었다.

그랬더니 너무 만족해 하며 그 다음 부터는 아주 웃는 얼굴로 나를 보며 인사를 하고 가족들까지 데리고 와 준다.

 

어느 가족은 40분이나 고속도로를 운전해야 하는 lake jackson에 사는데 자주 우리 가게에 온다.

 

예전에 그 도시에 schlotzsky가 있었는데 10년도 훨씬 더 전에 없어졌다.

일부러 우리 가게에 오려고 40분을 운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 때 마다 잊지 않고 온 가족이 드른다.

그 정성이 너무 고마워 올 때마다 잊지 않고 쿠키 몇 개씩을 서비스로 주곤 했는데 어느 날 정말 이쁜 꽃바구니 두 개를 들고 들어왔다.

아들이 플라워 학교에 다니는데 오늘 여러개를 만들어서 그 중 두 개를 나한테 주고 싶다고 들고 온 것이다.

 

잊지 않고 우리 가게를 찾아 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꽃까지 받고 나니 정성으로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요즘 내 블로그에 온두라스에 사시는 분이 자주 오신다.

그 분은 블로그를 갖고 있지 않지만 내 글에 항상 정성스러운 댓글을 달아주신다.

그러더니 어느 날은 커피를 보내주시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내가 다른 것에 대한 물욕은 별로 없는 편인데 커피 욕심은 좀 있다.

아침에 가게에 나올 때 시간이 나면 스타벅스나 맥도널에 들러 일부러 커피를 사가지고 오기도 하고, 내가 커피 좋아하는 것을 아는 직원 하나는 집에서 통째로 커피 한 병을 들고 와서 내 사무실 책상에 놓아 주기도 하고,귀여운 알렉시스는 오후에 일하러 올 때 날 주려고 커피를 일부러 사오기도 한다.

다른 것을 보내시겠다고 했으면 거절을 했을텐데 커피라서 모른 척하고 염치 없지만 주소를 알려 드렸다.

설레이는 맘으로 어떤 커피가 올까 기다렸는데 보내신 지가 한참이 되었는데도 소식이 없어 궁금했다.

그런데 집에 사람이 없으니 우체국에서 여러번 왔다가 그냥 가고 한참 후에 우체국에 와서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 먼 곳에서 일면식도 없는 나에게 이런 정성을 보내신 것을 생각하면 고맙기 그지 없는 일이다.

그 날 바로 뜯어서 커피 향을 음미하며 출근하기 전 집에서 내려와서 즐기고 있다. 

 

 

 온두라스라는 먼 나라에서 보내주신 커피입니다. 요즘 음미하며 즐기고 있지요.

요세피나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드릴 게 없는데 큰 일입니다.

 

손님이 주신 꽃 바구니입니다.정말 정성이 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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