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이렇게 한가한 날도 있어야지.

김 정아 2011. 8. 24. 00:57

2011년 8월 23일 화요일

어제부터 우리 지역과 인근 지역의 모든 학교들이 일제히 개학을 해서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갔다.

나연이도 3개월의 방학을 마치고 어제 학교로 돌아갔다.

그 동안 3주 정도 치어리더 연습때문에 매일 바빴는데 개학을 하고도 첫날부터 치어 연습이 있어 아이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

 

원석이도 3주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가 바로 대학이 있는 어스틴으로 떠났다.

아이가 유럽에서 언제 오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남편이 공항에 간다고 해 무슨 일로 공항에 가느냐고 물었다가 원석이 마중간다는 소리를 듣고 그때서야  알았으니 내가 엄마이긴 한건가? 하면서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이번 학기부턴 기숙사를 나와 아파트에 거주한다.

아파트에 들어가자니 챙겨야 할 짐 , 사야할 가구들이 많았는데 도저히 내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는데 남편이 하루 따라가서 다 해 주고 왔다.

 

8월 중엔 가게 매출이 수직 상승을 해서 유지를 하고 있었다.

직원은 줄고 손님은 많으니 내가 그전처럼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 부엌에서 직접 일을 하다 보니 심신이 너무 지쳐 있었다.

친정엄마는 선생을 하던 딸이 막노동을 한다고 지금도 내가 샌드위치 가게 하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마음 아파 하는데 그 '막노동'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어느 것은 직원을 시켜도 내 맘에 차지 않아 직접 하다 보니 손에 상처가 생기는 일도 많아지고 물을 묻히는 일도 많아지고 하루 한 끼 간신히 먹으니 몸무게는 계속 줄어 거의 9키로에 육박하게 빠졌다.

그러니 힘도 없고 '내가 이 나이에 이게 무슨 고생인가? '하는 회의감이 몰려들곤 한다.

그러던 중에 'back to school'을 맞았다.

 

back to school 주간엔 매출이 엄청 떨어질 거라고 주위 사람들이 말을 해 주었는데 정말로 어제 평일 매출 중 최악을 기록했다.

남편은 그래도  생각보다는 그렇게 형편없지는 않다고 말을 하긴 했다.

한가하니 어제는 사무실에 엎드려 좀 쉬기도 하고 밀린 컴퓨터 작업을 좀 하기도 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남편은 전화를 걸어와서 이번 주는 원래 한가한 주니 매출 줄어드는 것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사무실에서 좀 쉬라고 했다.

나도 그러려고 한다.

내가 스트레스 받는다고 경제 사이클을 돌릴 수도 없는 것이고 이렇게 한가한 주간에 내 몸도 좀 돌봐야 하고 이 기간을 즐겁게 받아들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