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나는 참 복도 많은 사람이야.

김 정아 2011. 8. 4. 13:13

2011년 8월 3일 수요일.

원석이 캐시어와 meat and cheese나 finish line까지 완벽하게 했었는데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고, 현범이 역시 모든 분야를 완벽하게 해내고 가끔 가게에 문제가 발생해 전화를 해야 할 때 내 메니저 역할까지 해 주었는데 뉴욕여행을 하고 나서 개학 준비를 해야 하기때문에 기약없는 이별을 하고 가게를 떠났다.

그리고 Arthur도 다음 주면 대학으로 떠나기 때문에 갑자기 cashier세명이 빠져 버린다.

많게는 6명이나 되었던 케쉬어들이 차츰 빠져 아침 시간에 두 명밖에 배치를 못 하게 되었다.

 

캐쉬어 두명으로 안 될 것도 없는데 내가 너무 바빠져버렸다.

세 명일 때는 사무실에 앉아 내 일도 보고 pay check도 발행하고 온라인에 들어와 놀기도 했는데 통 그럴 시간이 안 나는 것이다.

케시어를 한 명 정도 더 구하면 좀 여유가 있을 것인데 구해서 트레이닝 시킬 것을 생각하니 깜깜하기도 하고, 이력서 들고 여러명이 왔어도 딱히 맘에 드는 사람이 없어 고민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백인 청년 하나가 다른 schlotzsky 가게에서 1년간 일을 했다며 이력서를 들고 왔다.

schlotzsky라는 말을 듣고 귀가 번쩍 뜨였고 그 가게에 전화를 해서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 오너하는 말이 아주 완벽하고 일을 잘 한다는 소리에 바로 그 청년, Bill에게 전화를 해 가게에 나와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그래서 어제 인터뷰를 하고 그날로 바로 일을 시작했다.

이미 일을 한 경험이 있어서 따로 트레이닝이 필요 없었고 물건이 어느 곳에 있는지 개략적인 것만 알려주고 오늘 아침에 나와서 일을 하라고 했다.

 

하루 지켜보니 일을 너무 잘하는 것이다.

한 시도 안 쉬고 쟁반을 들고 오가면서 테이블을 닦고 손님들에게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고 오후에 다른 직원들이 퇴근하고 난 다음엔 meat and cheese까지 해 주어서 내가 편하게 앉아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다른 직원의 말처럼 super busy한 오늘 같은 날에 정말 때 맞추어 나타나  나를 기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내가 정말 맘에 안 들어하던 직원 한명이 스스로 그만 두었다.

교회 다닌다는 이유 하나로 남편이 고용한 흑인 아이였다.

도대체 케쉬어가 웃지를 않고 ,누구를 보던간에 인사를 해 본 적도 없고, 손님이 뭘 물어도 대답조차 안 하려고 하고, 하루 종일 나하고 같이 있었는데도 나한테 말을 안 하고 벽에 자기 휴가 간다고 써 붙이고 캐쉬어로서 자격이 전혀 없던 아이였다.

그래서 해고할 수는 없고 포지션을 바꾸어 손님과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저 부엌 끝 쪽의 meat and cheese에 두고 일을 시키려고 했는데 하루 하고는 다음 날 부터 안 나왔다.

자기 발로 스스로 걸어나가 주니 얼마나 마음이 홀가분했는지 모른다.

 

또 한명의 흑인 아이도 내가 맘에 안들어 했는데 그 아이도 어제 전화도 안 하고 안 나왔다.

그것은 아마도 그만 두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머리가 안 좋은 건지 젊은 아이가 그렇게 알려 주어도 못하기에 그 동안은 청소를 시켰는데 청소도 세월아, 네월아, 청소 한 번 하고서는 화장실 가서 10분은 있다 나오고 .

내 돈은 땅 파서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 아이한테 주는 돈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그 아이도 스스로 그렇게 정리가 될 것 같다.

 

떠나는 아이는 다 내 맘에 안 드는 아이들이고, 들어오는 사람은 나를 너무나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이니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않고서는 이런 복을 받을 수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