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6일 목요일
방학을 해서 집에 온 원석이 덕에 나의 하루는 내가 맘 먹고 여유를 부리자면 못 부릴 것도 없이 되었다.
원석이 주문만 받을 줄 알았는데 어느 사이 샌드위치를 다 익혀 프로급이 되었다.
어느 날은 샌드위치 파트 직원이 안 나와서 원석이 그 일을 맡았는데 나보다 더 능숙하게 샌드위치 빵을 보내고 싸는 것을 보고 맘을 더 놓게 되었다.
내가 아침에 문을 열면 원석이 문을 닫고 해서 심신의 피로를 많이 풀게 되었는데 이제 그도 얼마 남지 않긴 했다.
7월 말쯤 유럽으로 3주간 여행을 다녀와서 바로 어스틴의 대학으로 돌아간다니 그 동안 나의 자유로움을 그윽하게 누려야 하겠다.
회사에 주문한 물건이 하나가 빠져 아침 일찍 마켓에 들렸다 가게를 나왔는데 보통보다 30분이나 빨리 도착을 했다.
이 여유로운 아침 시간에 바로 가게에 들어가는 것은 억울한 일인 것 같아 근처의 스타벅스에 들렀다.
많은 사람들이 출근시간의 바쁨을 이용해서도 잠깐 들러 커피를 사가고 몇 몇 사람은 커피와 함께 간단한 빵으로 아침을 먹고 있었다.
나도 그들 틈에 끼어 향 진한 커피 한 잔과 커피 케익 한 조각으로 아침을 먹는 호사를 누려 보았다.
갑자기 이렇게 아름다운 아침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 잠시 울컥했다.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나도 경제인이 되고 나의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내 가게를 찾는 사람들과 이제 조금씩 익숙해 지고 모든 것이 점차로 안정이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오후엔 본사에서 부사장과 휴스턴 담당자가 다녀갔다.
부사장은 가게가 정말 깨끗하고 구석구석 손길이 많이 미친 것을 한 눈에도 알겠다며 있는 칭찬, 없는 칭찬을 다 해주었다.
가게를 찾아 온 내 손님들에게도 어찌나 친절하게 샌드위치에 대한 안내를 해 주는지 내 직원으로 취직을 시켜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ㅎㅎ
처음 보는 손님에게 자기 돈을 내서 케익을 두 개나 사 주고 갔다.
더 맘에 든 것은 자기 돈을 내고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는 것이다. 하하.
난 사무실에 있느라 몰랐는데 나중에 직원에게 들으니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는 것이다.
미안한 마음도 들고 고마운 마음도 들고 했다.
샌드위치 가게를 하라고 등을 떠밀고 강제로 이 일을 시킨 남편 원망도 이젠 그만해야지 싶은 마음도 들며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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