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고통 분담

김 정아 2011. 4. 21. 08:56

2011년 4월 23일 토요일

가게를 시작한 지 23일째다

그동안 가족 모두 서로 불편하고 힘든 시간을 나누며 살아왔다.

평소에 엄마도 일을 좀 하라고 구박을 했던 나연이도 고통 분담에 동참했다.

학교에서 과외 활동을 하면서 '지금 데리러 와 주세요' 하는 전화 한통이면 부랴부랴 아이 스케줄에 맞추어 시간의 오차 없이 픽업을 했었다.

그런데 가게를 하면서 아빠가 아이 픽업을 해주었는데 아빠는 나보다 더 바쁜 사람이라 늘상 시간에 늦었고 더군다나 한국 출장을 2주를 가면서는 라이드가 없어 나연이나 나나 쩔쩔 매었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는 것도 한 두 번이 아니어서 정말 라이드 문제가 고민이었다.

거기에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 주고 저녁이면 밥을 해 주는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나니 아이는 아이대로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해 신경질을 수시로 내었다.

아마 방학 때까지는 계속 될 것 같다.

 

원석이는 금요일 밤에 3시간을 운전해서 휴스턴에 돌아와 토요일 일요일에 캐쉬어를 하면서 돕다가 다시 오스틴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하다 보니 몸이 너무 힘들어 학교 공부하기가 좀 벅차다는 소리도 했다.

 

남편은 평소에 남편 회사 일을 하기도 너무 바쁜데 수시로 가게에 들러 일을 봐주고 토요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골프를 가던 생활을 잠시 접고 일주일에 7일간을 two job을 뛰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 슈가 스트레스 역시 만만치 않다.

하루 종일 혼자 있다 보니 한끼 먹는 점심을 밤에 먹고 밖에 오줌을 누러 내 보내주는 사람이 없으니 혼자 낑낑거리고 있다.

나 혼자만 힘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돌아보니 가족 모두 고통의 시간을 같이 나누고 있었다.

그런 가족이 있기에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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