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6시간의 자유

김 정아 2011. 4. 23. 22:55

2011년 4월 23일 토요일

오늘 드디어 6시간의 자유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제 어스틴에서 돌아온 원석이 아침에 가게 문을 열고 아침 일을 맡기로 하고 남편도 원석이 뒤를 따라 나가면서 오후 1시가 넘어서 가게로 오라고 했다.

 

일을 하다보니 10명의 직원들 관리가 가장 큰 문제다.

어제는 두명의 케시어가 한꺼번에 안 온 것이다.

주문을 받아야 빵을 팔던지 쿠키를 팔던지 할 것인데 한 직원은 오다가 차 바퀴가 펑크가 나서 못 온다고 했고, 한 아이는 전화를 하면 아무 소리도 안하고 그냥 끊어 버리는 것이다.

 

아침 10시면 가게 문을 여는데 직원들이 없으니 정말 너무나 난감했다.

남편은 어떻게 한 시간만 버티어 보라고 했다.

그래서 드라이브 뜨루와 프론트 캐쉬어를 혼자 해 가면서 땀을 흘리면서 손님들에게 미안하다는 소리를 연발해가면서 한 시간을 버티었다.

 

내가 또 이 세상에서 인복 많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캐쉬어가 없다는 소리에 글라라 언니께서 직접 와 주시겠다고 했고 , 다른 대안으로 글라라 언니의 두 가게에서 한 사람씩 두 명의 캐쉬어가 바로 달려와 주었다.

일을 어찌나 잘하는지 정말 내 직원이었으면 싶었다.

지원병 두 사람이 온 후로 정말 정신없이 손님들이 몰려 들었다.

레지스터를 평소에 세 개만 쓰던 것을 손님들이 많아 한 개를 더 급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아마 우리 다른 직원들이 바짝 긴장했을 것이다.

샌드위치도 잘 못싸는 주인이 캐쉬어가 없어 당황할 줄 알았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그들을 대신할 사람들을 바로 데려 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나 없으면 이 가게 안 돌아가지'라는 생각을 했던 직원이라면 아마도 그런 위험한 생각을 버렸을 것이다.

 

오늘도 같은 의미로 남편은 나를 1시 이후에 가게로 출근을 하라고 했다.

누군가가 없어도 가게는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니 직원들 정신 차리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원석이 있으니 걱정 말고 집에서 좀 쉬라고 했다.

 

가게 열고 처음으로 갖는 6시간의 자유의 시간이 정말 귀하고 소중해서 그동안 밀렸던 빨래도 좀 하고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도 쓰고 있다.

 

앞으로 원석이 방학을 하는 5월 15일 이후에는 나도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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