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7일 일요일
드디어 4주간의 호텔 생활을 마치고 휴스턴으로 돌아왔다.
하루하루 너무나 더디가고 지겨웠지만 한 주 한 주는 왜 이리 빠른지, 그리고 한 달이 이렇게 훌쩍 지나갔다.
마지막 밤, 마지막 하루는 정말 기분이 날아갈 거라 미리 짐작하고 있었는데 왠 일인지 그리 홀가분한 기분은 아니다.
언어의 한계로 내가 이들의 트레이닝을 완벽하게 흡수하지 못했고 ,가야 할 길은 멀고도 먼데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이 훨씬 많다는 생각에 머리 속이 복잡했다.
마지막 날도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로비를 돌아다니면서 손님들과 눈을 맞추며 정성껏 서빙을 했다.
그리고 7, 8건의 오더를 완벽하게 처리하고 나니 자신감이 조금 붙기도 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누가 있어?
그래도 이 나이에 움츠리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내 용기도 보통은 아니지? 하면서 스스로를 참 많이 달래고 최면을 걸기도 했다.
참으로 막막하고 낯선 사람들과의 사이에 적응도 어렵고 육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고도로 쌓여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또 희망도 얻고 낙담도 했던 4주였지만 여하튼 소기의 목적을 훌륭하게 달성하고 건강한 몸으로 휴스턴에 돌아오게 되었다.
정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친구들의 전화 한통에 다시 기운을 내고 용기를 낼 수도 있었다.
"언니, 정말 잘 하고 있어. 언니나 되니까 그런 트레이닝을 감당하지 나 같으면 어림도 없어. 조금만 더 힘내'
"세라피아.참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말도 잘 안 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용감하게 그렇게 하고 있어.이제 조금만 있으면 되니까 힘들어도 조금만 기운내"
"보통일이 아닌데 참 잘 해내고 있어. 네 아이들이나 남편이 뒤에서 버티고 있고 ,우리도 응원하니까 너무 힘들어 하지마. 그런 고통없이 어떻게 기쁨이 있겠니"
이렇게 정신적으로 많은 위로를 해 준 지인들 덕에 4주를 잘 견뎌왔던 것 같다.
4월 1일, 드디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오픈 하기 전에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자유로운 주말이 아까워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다.
이제 오픈을 하게 되면 우리 가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가족들 모두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고, 나는 이제 '엄마'나 '아내'라는 이름보다 한 가게의 오너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고, 생각의 많은 부분을 내 store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과 다른 내 인생이 시작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걱정따위는 없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것이고 어느 정도 고생할 각오는 되어 있으니까.
'주님, 9년간 미국에서의 전업주부 생활을 마치고 이제 미국사회의 한 경제인이 되려는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경험없는 직종을 선택하다 보니 처음엔 걱정도 많고 두려움도 많았지만 주님은 저의 그런 마음까지 거두어 이제 설레이는 마음으로 오픈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주님은 저를 사랑하셨습니다.
오로지 주님의 그 사랑을 믿으며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지치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한 없는 용기를 저에게 주소서.'
I am re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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