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샌드위치가 이렇게 복잡한 것 인줄 몰랐다.

김 정아 2010. 12. 21. 10:09

2010년 12월 20일 월요일

빵 반죽과 굽는 과정을 좀 알 것 같아 이제 가게를 옮겨 메모리얼 쪽으로 일을 배우러 나간다.

글라라 언니께서 오전엔 메이슨 가게에 계시다가 10시 30분쯤엔 메모리얼 가게쪽으로 옮기시고 그 쪽 주방이 더 넓어 내가 일을 배우기에 더 적당한 장소 인 것 같아서이다.

그리고 사실 썩 성격이 좋지도 않은 내가 사장님 없는 가게에서 많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도 편하지는 않다.

그래서 사장님을 따라 다니는 것이 더 편하니 나도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샌드위치라는 것이 이렇게 까다로운 것인 지 몰랐다.

샌드위치 자체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요리라는 것에는 도통 관심도 없고 흥미도 없는 나이니 당연한 노릇이다.

어느 빵에 어느 고기가 들어가는지 , 어느 고기에 어느 소스가 들어가는 지 배워도 끝이 없다.

지금까지 3일 정도 meat and cheese파트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

고기와 치즈를 맞게 골라 오븐에 넣어 주는 것인데 올리브가 들어가는건지, 아닌지, 어느 고기가 들어가는 지 너무 복잡하다.


이 일을 6년째 하고 있어 샌드위치 박사인  안토니아가 너무 부러울 지경이다.

수없이 많은 티켓이 나와도 하나도 혼돈하지 않고 바로 바로 넣어 주는데 나도 6년 후면 이렇게 잘 할 수 있겠지 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글라라 언니께서는 하나라도 알려 주려고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데 그럴 때마다 나한테는 너무 어려운 일이어서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 고민스럽다.

 

어제는 엄마하고 통화하면서 샌드위치 가게를 할 것 같다고 했더니 엄마나 친정 동생들이 난리다.

"니가 지금 20대도, 30대도 아니고 곧 50이 되어가는데 이제 와서 안 해 본 일을 어떻게 할려고 하냐?

니가 벌어야 되는 것도 아닌데 편히 살지 왜 그렇게 힘든 일을 할라고 해.김서방이 너 일하라고 하디?"

"엄마 나도 당연히 안 하고 싶지. 더군다나 엄마도 알다시피 내가 부엌 일이라면 질색을 하는 사람인데 하고 싶겠어?  근데 김서방이 원하니 할 수 없지, 뭐. 그리고 돈 벌어서 나쁠 것 있어?" 하고 말았다.

 

안 하던 일을 해서 그런지 서너 시간을 서 있다 보면 다리가 퉁퉁 붓는 느낌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낫겠지라는 희망 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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