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오랫만에 남편과 함께 한 골프 .

김 정아 2011. 2. 23. 00:00

2011년 2월 20일 일요일

성모회가 끝나고 나니 남편과 같이 미사를 보게 되는 날이 많아진다.

보통 남편은 아침 9시 미사에 가고 우리는 10시 30분 미사를 보았는데 나도 남편을 따라 일찍 미사를 보고 집에 오면 시간이 많아져 유용하게 하루를 쓰게 된다.

 

오늘은 지인 부부와 골프를 같이 쳐야 한다고 해서 미사를 끝내고 골프장으로 갔다.

휴스턴도 제법 쌀쌀한 겨울이어서 골프를 치기가 쉽지 않은 몇 주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오랫만에 나갔는데 영 점수가 안 줄어 든다.

내가 그 동안 골프에 들인 시간이나 돈을 생각하면 싱글이 되고, 프로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100을  못 깨고 있으니 역시 누구 말대로 나는 골프 지진아임에 틀림이 없다.

 

보통 드라이버나 우드로 고민하는 일은 없었고, 그린에 올라가 퍼팅을 못한 것이 고민이었는데 오늘은 드라이버가 제 멋대로 날아다녔다.

 

날이 좋아 그런지 사람들은 많았지만 홀을 지날 수록 앞뒤로 사람들과의 간격차이가 나면서 밀리지 않고 칠 수 있었다.

그런데 9홀에 들어서니 갑자기 앞 팀이 두 팀이나 못 나가고 페어에서 서성거려 한참을 기다렸다.

우리 차례가 되었는데 페어웨이에서 지켜 보던 마샬이 우리를 부르기에 우리가 뭘 잘못했나 하고 가 보니 한 곳을 손으로 가르치며 보라고 하는 것이다.

 

뭔가 하고 봤더니 정말 나만한 악어가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것이 보였다.

공이 악어 있는 쪽으로 갔더라면 찾다가 기겁을 했을 것이다.

다행히 마샬이 사람들이 그 쪽으로 가지 못하게 막고 있어서 사고는 없었다.

날이 추워 한동안 안 보이던 것들이 따뜻한 틈을 타고 나와서 즐기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긴 했다.

 

남편과 나는 골프를 자주 치고 즐기긴 하지만 둘이 같이 치는 기회는 거의 없었는데, 오늘 같이 치면서 잘 친 홀에서는 서로 하이파이브도 해 주고 오랫만에 같이 한 좋은 시간이었다.

 

*저는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만 보았고 남편이 사진을 찍어 왔습니다. 꼬리가 뭉툭한 것이 어디서 짤렸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