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2011년 2학기를 시작하며...

김 정아 2011. 1. 8. 23:08

2011년 1월 5일 수요일

나연이는 근 2주간의 겨울 방학을 끝내고 오늘 학교로 돌아갔다.

다른 해 같으면 연말을 이용해 가족 나들이라도 계획을 했을텐데 연말 성가 경연대회가 끼어서 어디 움쭉 달싹을 못했다.

 대신 남편과 나연이 우리 집에서 3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곳에 3박 4일간 성령 세미나에 다녀왔다.

 

가족이 모두 갔으면 좋았을텐데 슈가때문에 한 사람은 집에 있어야 해서 나는 집에 남아 있고 남편과 두 아이가 들어가기로 했었는데 원석이 미네소타 친구 집에 가는 일정이 조정이 안 되어서 결국 남편과 나연이만 다녀오게 되었다.

하도 골골하는 나연이는 성령세미나 들어가는 날에도 목 감기에 걸려 뭘 잘 삼키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아파도 성령세미나에 들어가서 아프라고 등을 떠미니 억지로 강요에 못 이겨 떠났고, 나는 나연이를 보내고 너무나 홀가분해서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외쳤다.

 

아직도 나의 껌딱지인 나연이는 나를 자기 방식으로 엄청 사랑하는 것 같은데 나한테는 괴로움이다.

3박 4일간의 성령세미나를 마치고 나온 남편과 나연이의 첫 마디는 "내년에도 다시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여하튼 두 사람에게 성령이 가득한 시간이었다니 나로서는 무척 감사한 일이었고 남편은 각오가 새로워 평일에 이틀간은 꼭 미사를 가겠다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했다며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에도 성당을 향해 운전을 해 갔다.

나연이는 자기 마음 속에 하느님이 들어오셨다니 그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해 주는 것이 나의 임무일텐데 어떻게 지켜 주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대학생의 방학은 좀 더 길어 원석이는 1월 18일에 개학이다.

한 학기 동안 대학 공부가 좀 어려웠다고 하더니 성적은 내가 충분히 만족할 만큼의 것이었다.

미네소타 주에 사는 친구 집에 가서 연말과 연시를 보내고 왔는데 아무리 친구 엄마가 보내라고 했더라도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보낸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나중에서야 들었다.

연말 연시는 가족과 함께 보냈어야 했는데 친구 집에 보냈으니 말이다.

여하튼 아이들은 무사히 1학기를 마치고 이제 2학기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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